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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유망주는 왜 성장하기 위해 팀을 떠나야만 하는가?

J_Hyun_World 2011. 8. 29. 07:0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이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다. 최고의 라이벌답게 두 팀은 경기에 맞붙기만 하면 매번 이슈를 만들어내고, 그 외에도 숱한 이슈거리를 많이 제공하곤 한다. 게다가 구단의 성향도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바르셀로나의 스쿼드를 보고 있자면, 푸욜-사비-이니에스타-메시-피케-발데스-페드로 등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이 손수 만들어낸 "Made in 바르셀로나" 상품을 직접 수확하고 그 위력을 실감하고 있는 반면에, 레알 마드리드는 자신들의 "Made in 레알 마드리드" 생산품을 제대로 수확하지 않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칸타라(Cantara)' 라고 표현하는데, 칸타라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이 캐낸 원석에 자신들의 메이커를 붙이고, 그것을 가공하여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들어낸다. 한마디로 자급자족인 셈이다. 반면에 레알 마드리드는 '카르테라(Cartera)'라고 불리는데, 이는 '엄청난 소비', '지갑'이라는 뜻이다. 이는 즉,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정책으로 인해 그들이 캐낸 원석들인 유망주들을 사용하지 않고, 외부에서만 공급해온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매우 뛰어난 레알 마드리드산 유망주들이 다른 팀에서 포텐이 대폭발해서 손가락만 빨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모습을 간혹 보게 된다.

 

(레알 마드리드 유스의 대표적인 영웅으로 손꼽히고 있는 '독수리'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처음부터 갈락티코 정책으로 인해서 자신들이 손수 발굴해낸 유망주들을 외면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레알 마드리드도 바르셀로나처럼 자신들이 손수 길러내서 레알 마드리드의 흰색 유니폼을 입혔다. 80년대 당시 선수층이 얇았던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었던 히어로 에밀리오 부트라게뇨를 비롯하여 마르틴 바스케스, 미첼, 마드리드의 상징인 라울 곤잘레스, 호세 마리아 구티, 그리고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완장을 차고 있는 이케르 카시야스까지 모두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이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선수들은 카스티야를 거쳐 마드리디스모의 일원이 되었고, 머지않아 1군의 베스트 멤버가 되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레전드의 이름으로 기록될 수 있었다. 지금은 라울과 구티가 팀을 떠나고 카시야스가 여전히 남아있긴 하지만, 그는 이제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레알 유스 → 레알 마드리드" 종(種)의 한 개체로 남게 되는 씁쓸한 결과를 맛보고 있다. 최근 몇년간 카스타야의 유망주들은 성장하기 위해 팀을 떠나는 것을 허락받았고, 유망주들이 뛰어야 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자리에 정상급 기량을 펼치는 '크림'들을 퍼와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크림들을 데려다 쓰는 방안도 해가 거듭될 수록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실패작이 호빙요와 카카다. 이러한 크림들의 실패가 부각되는 대신에 자리를 뺏긴 유망주들은 다른 팀에서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인 바르셀로나가 키운 유망주들은 세계 최고의 팀이자 세계 최고의 국가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바르샤 못지 않게 최고의 선수들을 배출해냈다. 지난 시즌 라리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스페인 공격수가 레알 마드리드 출신이었으며 최근 열렸던 21세 이하 유로피안 챔피언쉽에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며 최고의 영입 타겟으로 떠오른 선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세계 최고의 공격수이며, 세 차례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두 팀의 차이점은 바르샤와 달리 레알 유스들은 마드리드를 떠나고 나서야 성공가도를 달린다는 점이다. 알바로 네그레도, 후안 마타, 사무엘 에투, 로베르토 솔다도, 보르하 발레로가 마드리드를 떠나고 나서 성공하고 있다. 그들은 그랬어야만 했다.

 

(바르샤 유스를 대표하는 펩 과르디올라와 레알 유스를 대표하는 라울 곤잘레스)

 

  마드리드의 유스들은 마드리디스모를 상징하는 흰색 유니폼을 언젠가 다시 입을 것을 꿈꾸며 리그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간혹, 알바로 아르벨로아처럼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오기도 한다. 또는 알바로 네그레도처럼 다시 다른 구단으로 팔리기 위해 돌아오는 선수도 있다이번 여름에 마드리드로 돌아온 호세 카예혼은 아직 위의 두 선수의 카테고리 중 한 곳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현재 무리뉴 감독 플랜에 있어서 필요한 자원으로 간주되고 있고, 만약 그가 성공한다면 행운아 중 한명이 될 것이다.

 

 

"비록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믿지 않겠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항상 유망주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지네딘 지단-

 

 

  네그레도와 솔다도는 마드리드에 어울릴만한 선수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5살에 팀에 합류한 에투는 2000년에 팀을 떠날 때부터 마요르카, 바르셀로나, 인테르를 거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후안 마타는 다비드 비야와 다비드 실바가 없는 발렌시아에서 에이스로 거듭나면서 차기 스페인 국가대표의 즉시전력감으로 발돋움하면서 최근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이끄는 블루스 군단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조세 무리뉴는 현재 팀의 특별 보좌역을 맡고 있는 단장인 지네딘 지단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지네딘 지단은 2001년 유벤투스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로 기록됐었다(당시 이적료가 900억원에 육박했던.. 2위가 루이스 피구). 지단의 영입은 '지단 & 파본' 이라 불렸었던 갈락티코 군단의 출항을 알리는 새로운 정책의 시작이었다. 레알마드리드는 루이스 피구와 지네딘 지단을 시작으로 매해마다 호나우두(2002), 데이비드 베컴(2003), 마이클 오웬(2004) 같은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고 팀의 유망주로 부족한 부분(주로 채우는 부분은 수비쪽이었다)을 채우려 했었지만, 불행히도 프란시스코 파본, 알바로 메히아, 하비에르 포르티요, 라울 브라보 같은 선수들은 구단의 기대에 크게 부흥하지 못했다. 이렇게 '지단 & 파본' 정책이 실패로 돌아감으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의 유스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 이후도 유망주들이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뛰는 기회는 사막에서 샘솟는 확률이었다.

 

 

"레알은 유스팀을 돌보지 않았습니다.우리는 선수를 키우는 것보다 사들이는데 더 많은 돈을 사용했습니다가장 슬픈 것은 이제 카시야스 홀로 남은 모습을 지켜 보는 것입니다."

                                                                                                                       - 호세 마리아 구티, 전 마드리드 칸테라노 -

 

 

  지난 3년간 최대 라이벌인 바르셀로나에게 밀리면서 지난시즌 겨우 바르샤를 제치고 코파 델 레이 우승컵 하나만을 거머쥔 레알 마드리드는 그들의 어린 선수들을 돌볼 여유가 없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이 부임하는 동안, 리그의 주도권을 바르샤로부터 다시 빼앗아와야하는 자신의 임무를 마쳐야만 하기에 유망주들에게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고, 즉시 전력감들을 수혈해오고 있다. 컵 경기에서조차 그들의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는데, 예전에 마누엘 페레그리니 감독은 유망주들을 기용했던 알코콘과의 경기에서 0-4로 참패한 후 감독직에서 경질됐다. 그렇기에 무리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검증된 선수들을 기용한다.

 

  무리뉴는 지난 시즌 이렇게 얘기했었다. "나는 칸테라의 미래를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들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과 다른 옵션이 없을때 그들을 뛰게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는 항상 다른 옵션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그럴 것이다.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유망주들은 1군에서의 경험이 없이는 그들의 잠재력을 완성시킬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기회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네딘 지단은 이번 주에 이렇게 말했다. "레알의 정책은 어린 유망주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유스팀에서 성장해 1군 무대에서 자리를 얻는 것은 정말로 어렵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메가 스토어 내에서도 이젠 레알 유스 출신 선수들의 유니폼을 구입하는 게 거의 희박할 정도다) 

사실상 현재 마드리드 내에서는 [유망주들의 성장은]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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