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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울산 vs 포항 : 동해안로케 웨스턴무비 '놈놈놈'(동해안 더비)

J_Hyun_World 2011. 10. 15. 08:00

 

 

 

 

 

Prologue : 동해안 앞바다에 숨어있는 '승점 3점'을 획득해라!

 

 

  단 한 장의 지도! 세 명의 추적자! 이긴 놈이 다 가진다!

 

  때는 바야흐로 2011년, 다양한 인종이 뒤엉키고 온갖 전술들이 난무하는 이 무법천지 한반도 K리그의 축소판인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격동기를 살아가는 K리그의 풍운아, 세 명의 남자가 운명처럼 맞닥뜨린다. 

  팀을 위해서라면 뭐든 뭐든지 사냥할 사냥꾼 황선홍,
  최고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두목 김호곤, 
  그리고 잡초 같은 생명력의 독고다이 방랑자 설기현, 

 

  이들은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채 설기현이 우연찮게 발견한 승점 3점의 행방을 알 수 있는 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동해안 전역을 누비는 추격전을 펼친다. 결과를 알 수 없는 대 혼전 속. 과연 누가 승점 3점을 얻게 될 것인가?

 

  K리그 역사 30년 중에 가장 오래된 더비이자,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K리그 클래식 더비인 동해안 더비(혹은 영남 더비, 7번국도 더비). 지난 4월에 이어 반년만에 다시 한 번 재격돌하게 되었다. 최근 전적(2006년부터 2011년 4월까지 기록, 리그 경기만 포함)으로는 1승 6무 4패로 포항이 우세하지만, 지난 2년간 두 팀의 맞대결에선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한 균형을 지난 4월 포항이 홈에서 깨뜨리면서 다시 한 번 우위를 점하게 되었고, 그 경기결과를 기점으로 하여 포항은 위에서 놀고, 울산은 아래에서 놀게 되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울산 홈경기에서 포항이 쉽게 이기라는 법은 없다(아무리 울산이 포항의 승점자판기라 한들). 98년 플레이오프에서 포항은 울산에게 크게 일격을 당하며 탈락했고, 한때 파리아스 호가 잘나갈 때, 그 무서운 기세에 제동을 건 팀도 바로 울산. 그만큼 이 두 팀 간의 경기는 언제 어디서 변수가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에 이 경기를 쉽게 생각하는 포항팬이나, 이미 해탈한 울산팬이나 경기종료 휘슬 불 때까지는 둘 다 침이 바짝 마르고, X줄이 타는 경기가 될 것이다. 게다가 울산과 포항은 K리그 통산 최다승 1,2위를 다투고 있다(1위 울산 404승, 2위 포항 398승). 그렇기에 그들의 1승이 K리그 역사로 남기에 이 경기는 더욱 더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명경기를 생중계하지 않는 방송사가 제일 멍청하기 짝이 없다(동해안더비가 인천-서울 경기에 뭐가 아쉬워서 밀리는건지?).

 

 

 

1. 주연 : 좋은 놈(황선홍) vs 나쁜 놈(김호곤) vs 이상한 놈(설기현)

 

1) 좋은 놈 - 황선홍

 

 

  한 때 스틸야드의 철창을 흐물흐물거리게 만들었던 포항파가 낳은 최고의 선봉장 중 한 명. 그랬던 그가 자신의 친정팀이 위기에 처하자, 망설임없이 한걸음에 부산에서 달려왔다. 확실히 포항파에 몸을 담았던 적이 있어 그런지 누구보다도 포항이라는 팀에 대해서 관심법으로 꿰뚫어보고 있다. 단지 두목이 바뀌었을 뿐인데, 지난 시즌 중하위권에 처져있던 포항이 이번 시즌에 단독 2위로 도약하면서 이미 6강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접어든 상태다. 황선홍 감독이 포항 전력에 밸런스를 아주 기똥차게 맞춰놓은 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최전방에는 아-바-따(아사모아-슈바-모따), 그리고 중원에는 K리그 최고의 3미들이라 불리는 황진성-김재성-신형민 조합을 만들어냈으니 이정도면 그는 이미 명장이다(황감독의 역량에 대해서 별로라고 생각하는 포항팬들은 작년에 어땠는지 생각해보아라. 그런 말이 나오나). 지난 4월 맞짱에서 울산을 상대로 이겼기에 황선홍 사단은 이번에 문수에서 이번에 승점 3점 지도를 쟁취하여 2위 굳히기 및 선두인 전북의 숨통을 조이려한다.

 

 

2) 나쁜 놈 - 김호곤

 

 

  과거 자신이 이끌던 부산파를 곤경에 빠뜨려놓고, 자신은 유유히 그 무리에서 빠져나왔다. 그렇게 자신의 패거리를 버렸던 그는 두목을 잃은 울산 호랑이소굴에 "내가 이제 두목이다"라고 자청하며 등장했다. 과거 부산을 시원하게 말아드셨던 전력이 있기에 울산 내부에서는 상당한 반발이 많았으나, 상부의 일방적 통행의사로 인해 어거지로 그가 두목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그도 어느덧 울산에 눌러앉은 지 3년차. 하지만, 그가 눌러앉고 난 뒤, 과거 '아시아 최고의 깡패'라 불리던 울산파의 영광은 더이상 가망이 없는 것 같다. '아챔은 포기한다', '6강이 최종목표다'라는 울산의 야망과 다소 어긋나는 행보와 답없는 전술(일명 피지컬로 하는 축구), 그리고 오로지 소수정예모드. 이러한 태도 때문에 지난 4월에 울산은 포항에 '승점자판기' 소리 듣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그 굴욕을 당한 뒤에도 전혀 발전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에 포항패거리가 쳐들어오는데, 과연 그의 선택은?

 

 

3) 이상한 놈 - 설기현

 

 

  울산과 포항, 이 두 팀 사이에는 참 애매~한 존재들이 있었는데, 바로 '이상한 놈'이었다. 과거에 김병지를 시작으로 오범석, 이진호와 노병준(희대의 1대1 임대 트레이드로 남을..)이 있었고, 이들은 이 두 패거리의 패싸움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상대의 뒤통수를 심하게 후려치는 역할을 해왔었다. 이제 그 이상한 놈의 역할을 설기현이 이어받았다. 한국에 들어와 포항파에 가입하여 그들이 관리하는 헬스장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다 갑작스레 보물을 정보를 듣고, 포항파를 등지고 울산파로 넘어가버렸다. 설기현이 포항에 있을 때 사용했던 요금청구서를 포항이 설기현에게 지불하자, 그는 울산에 숨겨진 보물만 찾아내면 갚겠다고 회피했으나, 설기현이 울산에 몸담는 기간에 올해까지이기에 또 어디로 도망칠 지 모른다. 그가 다른 곳으로 도망치려면 이번 경기에서 확실히 뭔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이러다 수원이나 서울, 이런 데로 도망가버리는거 아냐??).

 

 

 

2. 조연 : 골 넣는 놈 vs 중원에 있는 놈 vs 오버래핑하는 놈 vs 조커인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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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골 넣는 놈 - 곽태휘 vs 모따

 

  양 팀에서 자랑하는 선봉장들. 서로 포지션은 다르지만, 골에 대한 본능이나 동물적인 감각은 최고이며, 한 때 '최고'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구관들이다. 먼저 울산의 주장인 곽태휘의 경우, 작년에 십자인대로 장기부상을 당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허정무호의 수비핵심이었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와 아시안컵에서 씁쓸한 추억을 안고 울산에 정착했는데, 울산에 정착한 이후 다시 예전의 전성기로 돌아오고 있다. 그 덕분에 다시 국가대표로 차출되고 있다. 모따도 성남시절에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 중 한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성남의 중심이었었다(한국국대귀화이야기까지 나왔으니). 하지만 신태용감독과 헤어진 이후, 그의 기량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포항에 와서도 예전같은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한 때 잘나갔던 선수였기에, 그 클래스는 여전했고, 현재 포항 팀내 최다득점자다. 이 두 '골 넣는 놈'들에게 공이 갈 때마다 키퍼는 긴장해야 할 지도.

 

 

2) 중원에 있는 놈 - 에스티벤 vs 황진성

 

  이번 시즌 K리그를 대표하는 홀딩 미드필더와 플레이메이커의 2차 격돌이다(나는 이것을 마케렐레와 카카의 격돌이라 명명하고 싶다). 앞서 4월에서 맞붙었을 때에는 황진성은 도움 1개를 기록하면서 경기결과상으로는 에스티벤을 꺾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내용면에서 에스티벤은 포항의 황금미들중주를 상대로 혼자서 막아내는 모습을 보이며 에스티벤이라는 존재의 가치를 입증했다(역시 이호는 있으나마나였다니까). 그렇게 반년 뒤에, 이 두 핵심 선수는 울산 문수에서 만난다. 마케렐레처럼 혼자서 상대 중원을 막아내는 방패 겸 후방 패서인 에스티벤과 쓰리톱 밑에서 혹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서면서 공격수들 밑에서 끊임없이 그들을 조종하면서 현란한 드리블과 볼키핑으로 수비를 농락하는 황카카, 황진성. 어쩌면, 곽태휘나 모따가 골을 넣을 수 있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이 두 사람의 활약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좋다.

 

 

3) 오버래핑하는 놈 - 최재수 vs 신광훈

 

  최재수와 신광훈. 그들은 올해 왼쪽과 오른쪽 풀백에 위치하면서 명실상부 K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풀백으로 거듭났다. 올시즌 '도움셔틀'로 팀내 최다 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최재수는 날카롭고 정교한 왼발 킥력과 세트피스에서 왼발 데드볼리스트로 활약하며 상대를 괴롭히기에, 주로 드리블러라기 보단 크로스나 패스에 능한 풀백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 신광훈의 경우에는 최재수와는 달리 저돌적이고 과감한 돌파로 승부하는 돌파형 풀백이다. 윙을 사용하지 않는 포항이기에, 주로 신광훈이 풀백 겸 윙어로써 오른쪽 측면을 혼자 다 쓴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오른쪽을 뚫어뻥처럼 뚫어서 최전방에게 낮고 빠른 패스로 연결하는데 그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 이러한 유형이 다른 선수들이 같은 공간에 부딪친다면? 정교한 킥력을 가진 최재수가 우위를 점할 것인가, 아니면 거칠 것이 없는 돌파능력을 지닌 신광훈이 우세할 것인가? 한 쪽 측면에서 90분 내내 쉴새없이 부딪치는 모습이 참 재밌지 않는가?

 

 

4) 조커인 놈 - 김신욱 vs 노병준

 

  때로는 뭔가 안풀리면,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비장의 히든카드를 뽑아야 할 때가 온다. 그리고 이 히든카드는 반드시 필승의 카드로 사용될 때가 많다. 울산에서는 김신욱 카드, 그리고 포항에서는 노병준 카드다. 노병준이야 이미 검증된 대표적인 슈퍼서브 중 하나다. 그는 항상 고비때마다 교체 투입되어서 언제나 보란듯이 포항에게 역전승을 안겨다주는 포항의 필승카드다. 포항이 역전승 했던 경기를 찾아보면 언제나 그 중심에는 노병준이 있었다(미친존재감 노병준). 이러한 필승카드를 1년 임대해놓고 잉여로 만들어버린 호곤찡의 위엄이 참 대단하다는 말밖엔... 호곤찡이 내세우는 필승카드는 '컵라탄' 김신욱. 분명 플레이는 작년에 비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은 맞지만, 호곤찡의 지나친 요구로 인한 과부화일까, 이번시즌 리그에서 득점력 빈곤에 체력적인 문제까지 겹쳤다. 하지만, 그의 교체투입은 분명 상대팀을 당황케 만들기엔 충분하다. 이 조커인 놈들의 사용시기가 언제인지도 꽤나 중요하다.

 

 

 

3. 특별출연 - 내내 벤치에만 있는 놈(고창현 vs 김형일)

 

 

 

  그리고 이 대결이 맞붙기 전에 또 하나의 관심사는 바로 양 팀의 핵심의 한축을 담당하는 고창현과 김형일이 이 중요한 경기에서 과연 출전할 것인가이지 싶다. 작년 후반기에 울산이 아슬아슬하게 6강 PO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은 고창현의 활약이 컸다. '계룡산 루니'라는 별명답게 짐승처럼 돌파하는 그의 모습은 이천수가 떠난 이후  울산에게 없던 드리블러였고, 그래서 더더욱 귀한 존재였다. 하지만, 올시즌 호곤찡은 오로지 높이와 힘으로만 해결하려는 전술을 사용하는 탓에 자연스레 고창현의 활용도가 줄어들게 되었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레 선발출장보다 벤치에서 출발하는 횟수가 더더욱 늘어나고 자연스레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찌라시들은 벌써 올해 끝나고 고창현이 울산을 떠날 것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포항의 주장이자 새신랑인 김형일도 최근엔 선발이 아닌 벤치에 대기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올시즌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주장완장을 차면서 포항의 최후방에서 수비라인을 조정하면서 지휘하고 있었던 그였다. 하지만, 시즌 도중에 입은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 때문에 그는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하였고, 그와 동시에 포항의 수비라인은 상당히 불안정해졌다(포항이 수비불안으로 한동안 막판 실점으로 무 또는 패를 캐던 기간이 있었다). 그가 부상에서 회복했음에도 그는 선발로 뛰지 못했다. 그가 빠진 사이에, 김광석-김원일 라인이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 제법 괜찮은 조합을 보여주고 있고, 무엇보다도 밸런스와 조화를 중요시하는 황선홍 감독 특성상 바로 그가 주전으로 복귀하기에는 어려웠다. 게다가 내년에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기 떄문에 김광석-김원일 조합에 더 주력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만약 까메오식으로 이 두 선수가 동해안더비에 깜짝 선발로 투입된다면 이거 또한 경기의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을 지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예상 선발라인업>

 

 

 

<경기 예상> : 세상에 영화를 보지도 않고, 결말이 어떻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어딨니?? 궁금하면 경기를 직접 봐. 아! 이거 중계 안되지....;; 스틸러스tv는 생중계 안하나? ubc는 언제나 그랬듯 유럽시차에 맞춰 녹화중계인데...쩝... 에라이 멍청한 방송사같으니라고!!

 

P.S : 경기결과 만족하면서 호곤찡이 물러나는 방법 어디 없나? 아니,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근데말야, 포항이 우리를 당연히 이길꺼라 생각하는데, 그럼 이 경기 비기게 되면, 포항은 그냥 강팀 접어야하는거야? 그런거야? ㅋㅋㅋ(은근슬쩍 포항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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