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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맨유의 윙어 4인방

J_Hyun_World 2011. 9. 20. 08:00

 

 

 

 

(맨유의 미친듯한 득점력, 한시즌만에 이렇게 바뀔 수 있는건가??)

 

  3-2, 2-1, 3-0, 8-2, 5-0, 1-1, 3-1... 8월 7일 커뮤니티 쉴드를 시작으로 7경기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뽑아낸 골만 25골이며, 6승 1무 기록중(리그 경기는 5연승으로 단독 선두). 여태껏 슬로우 스타터로 불렸던 맨유와는 전혀 거리가 먼 시즌 초반의 모습이다. 여름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맨유는 재빠르게 3명을 영입하고, 2명을 임대복귀시킨 채로, 일찌감치 이적시장에서 손을 떼며 프리시즌동안 조직력을 맞추는 데 온 힘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시즌 초반부터 이러한 무시무시한 파괴력으로 상대팀을 철저하게 짓누르며 승리를 쟁취해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말미까지 지켜봐야 아는 것이겠지만, 지금 맨유는 분명 여태까지 보여줬던 맨유와는 차원이 다르다. 맨유의 슈퍼스타인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1600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위기라고 불리던 그런 전망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도리어 맨유는 더욱 더 강해졌다. 호날두가 떠났음에도 맨유가 여전히 강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꼽을 만한 것이 바로 맨유가 자랑하는 윙어라인.

 

  맨유의 공격의 절반은 윙어로 먹고 들어간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50경기가 넘는 경기를 치르면서 퍼거슨은 철저한 로테이션으로 조련하였는데, 그 로테이션 밑에서 맨유의 윙어들은 최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루이스 나니, 박지성, 안토니오 발렌시아, 그리고 올해 이적한 애슐리 영까지... 맨유의 가장 강력한 무기들을 차례대로 한 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제는 '나느님'으로 거듭난 에이스, 루이스 나니

 

(이제는 맨유 스쿼드에서 나니가 없는 선발라인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호날두가 맨유에서 주름잡을 때만 하더라도, 나니의 발전가능성은 해가 거듭할 수록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아 '팔아야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호날두가 떠나고 난 뒤에 나니는 OT에 잔류하였고 호날두의 빈자리를 나니가 메꾸기 시작했다. 평소에 개인플레이 위주로 생각없이 플레이한다고 욕먹던 나니가 언제부터인가 효율적인 드리블과 함께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나니 안에 내재되어 있던 잠재능력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루이스 나니의 터닝포인트는 09/10시즌 중후반 즈음(아마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전후였다)이었고, 나니는 일명 '보급형 호날두'라는 별칭과 함께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빠른 발과 탁월한 신체 밸런스를 바탕으로 호날두를 연상케하는 움직임(측면에서 중앙으로 꺾어들어와서 슈팅을 때리는 모습 등)에다가 나니 특유의 스탯쌓기 능력(지난시즌 EPL 어시스트 1위의 위엄), 이제는 고비때마다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해결사 본능까지 갖추면서 그는 어느덧 루니와 대등한 위치에 서서 맨유 팬들의 우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현재 맨유의 윙어 4인방 중에서도 나니를 능가할 만한 선수는 없다. 언론에서는 애슐리 영의 빠른 적응력 때문에 애슐리 영이 가장 위험한 인물로 보고 있지만, 나는 그와 다르게 맨유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루이스 나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그는 맨유에서 100경기를 소화하면서 호날두가 100경기를 뛰었을 때보다 더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만하면 나니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대충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맥가이버 칼'처럼 자유자재로 변신가능한 병기, 애슐리 영

 

(맨유에 온 지 겨우 두 달 밖에 안됐는데, 애슐리 영은 벌써 맨유에 4,5년 뛴 선수 같다)

 

  올시즌에 맨유에 새롭게 합류한 이적생인 애슐리 영. 그에 대한 평가는 이미 왓포드-아스톤 빌라 시절에도 지겹도록 호평을 받을 정도로 잉글랜드 탑클래스 윙어다. 애슐리 영이 다른 3명과 차이점이 있다면, 윙어 이외에 다른 포지션에서도 윙어로 뛸 떄와 똑같이 활약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좌우 측면 윙어는 물론이겠거니와, 섀도우 스트라이커,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그야말로 '공격에 특화된 멀티플레이어'다.

 

  애슐리 영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바로 킥력인데, 정교한 크로스는 기본이고 날카로운 슈팅까지 가지고 있다. 또한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언제든지 데드볼리스트로 변신할 수 있는 재능까지 뽐내고 있으니 그야말로 팔방미인. 윙어로 뛸 때에는 나니처럼 측면에서 중앙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플레이를,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뛸 때에는 최전방 공격수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영리한 2선 침투로 직접 득점까지 노리기도 한다(이미 그러한 변화무쌍한 모습은 아스톤 빌라시절에 보여줄 만큼 보여줬고, 이것이 퍼거슨 감독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었다).

 

  또 하나 지목할 점은 애슐리 영이 나니-루니와의 호흡이 매우 좋다는 점이다. 웨인 루니와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손발을 맞추다보니 협력플레이가 제법 되는 편이었지만, 나니와의 호흡에 대해서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왜냐하면 나니나 영이나 둘 다 공격지향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그러한 팬들의 걱정을 한방에 해소하며, 되려 두 선수의 공격지향적인 성향을 이용하여 극단적인 공격으로 밀어부치며 일명 "나니"아"영"대기 조합을 선보이고 있다.

 

 

 

'중원을 누비는 윙어' 포지션 파괴자, 박지성

 

('윙어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상식을 깨뜨린 장본인인 맨유 6년차 고참, 박지성) 

 

  어느덧 맨유생활 6년차에 접어든 '고참' 박지성. 매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언론은 그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인지, 줄기차게 '박지성 위기설' 혹은 '박지성 방출 리스트에 올라' 등의 삼류소설을 써내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한 이후, 지금까지 자신의 경쟁상대라 불렸던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죄다 승리했고,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움직임으로 어느덧 맨유 내에서 반드시 없어선 안될 선수로 성장하였고, 유럽에 진출한 역대 최고의 아시아인이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팀내 3번째 고액 연봉자가 되었다.

 

  박지성이 다른 3명의 윙어들과 차별점을 둔다면 바로 그의 움직임인데, 사실 맨유에서 박지성의 역할이나 활동반경 등을 본다면, 윙어라기 보단 오히려 전천후 미드필더에 가깝다고 해야할 것이다(맨유 내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공수 양면으로 두루 갖춘 선수다). 측면 윙어로 배치되면서도 중앙으로 들어와서 상대 중원을 심하게 괴롭히는 데 앞장선다(이번 프리시즌에선 중앙으로 많이 나왔다지). 그렇게 박지성이 중앙으로 빠지게 되면, 자연스레 맨유 풀백들(에브라나 하파엘-파비우 형제)의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무기로 삼게 되는 추가 패키지도 같이 따라오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박지성의 수비수와 수비수 사이의 틈을 침투하는 모습은 동료로 하여금 수비부담을 덜어내는 데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이며, 박지성의 재빠른 수비가담은 상대의 공격을 차단함과 동시에 곧바로 역습으로 카운터펀치 한 방을 날리게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반대편 윙어와 스위칭하면서 중앙까지 점령하니, 이것이야말로 현대축구에서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포지션 파괴자'의 전형이 아닌가 싶다.

 

 

 

클래식 윙어의 자존심, '툭툭탁 드리블'의 대가 안토니오 발렌시아

 

(발렌시아는 나머지 3명에 비해 포지션이 한정되어있지만, 그의 크로스만큼은 단연 최고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4명의 윙어들 중에서 유일하게 전형적인 윙어 스타일, 즉, '클래식 윙어'로 분류된다. 또한 나니, 애슐리 영, 박지성과 달리 오른쪽에서만 한정되어 뛸 수 있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기에 사뭇 이 3명의 선수들에 비해 주전경쟁에서 많이 밀려나가는 게 아닌가는 우려도 낳고 있다. 하지만, 크게 염려할 부분은 아니다. 발렌시아도 맨유에서 뛸만큼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발렌시아는 주로 오른쪽 측면에서만 움직이며, 오른쪽 측면 돌파에 주력하기에 사뭇 단순해 보이고 투박하지만, 기복이 적다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발렌시아가 나온 경기 중에서 그가 심하게 버로우 탔던 경기를 꼽아보라고 하면, 아마 손에 꼽을 정도로 그는 언제나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었다(내 기억으론 지난시즌 챔스 결승전이 유일하게 발렌시아가 부진했던 경기로 남아있을 정도). 또한 베컴 빙의하는 듯한 오른발 크로스가 그의 주무기인데, 루니가 헤딩골을 넣게 된 것도 전부 다 발렌시아의 정확하고 힘있는 크로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래식 윙어답게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력 가담능력도 상당히 준수하다. 풀백들의 오버래핑 이후 생기는 뒷공간을 자신이 직접 커버하면서 역습을 사전에 방지하고, 오른쪽 풀백까지 커버 가능할 정도로 수비위치나 태클, 커팅 능력또한 윙어 치고는 상당히 좋다. 그렇기에 보통 강팀과의 경기에서 적극적인 상대방 공격 저지 후 역습 전개할 시, '툭툭탁' 볼터치를 하면서 최전방 타겟 스트라이커에게 택배크로스를 날리는 발렌시아이기에 퍼거슨이 그를 신뢰하는 것이다.

 

 

 

윙어 4인방의 다양한 조합 경우의 수

 

  각기 다른 스타일을 지니고 있는 4명이기에 철저하게 로테이션을 활용하면서 팀을 꾸려나가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입장에서는 최적의 자원들임에 틀림이 없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혹은 상대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노리기 위해서 다양한 조합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공격적인 성향인 니나아영대기 조합으로 나갈 경우에는 상대의 측면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면서 계속 몰아치는 데에 있어서는 최고의 선택이다. 물론, 이러한 지속적인 공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톰 클레버리처럼 중원에서 끊임없이 그들의 뒷공간을 커버해주거나 아니면, 수비라인을 전체적으로 올려서 공간의 폭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택하게 된다. 시즌초반에 보여주고 있는 맨유의 그림이 대체적으로 이 조합이다.

 

  반면, 공수밸런스가 좋은 박지성-발렌시아 조합으로 나갈 경우에는 상대를 자신의 진영으로 끌고 오도록 유인한다. 상대를 자기 진영으로 끌고 들어와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면서 세밀한 패스 및 역습으로 상대의 뒤통수를 치며 제대로 어퍼컷을 날리는 전법이 되는 것인데, 주로 점유율 싸움에서 가동될 확률이 높다. 지난 바르셀로나와의 챔스 결승전이나 지난시즌 OT에서 펼쳐진 첼시와의 외나무다리 결투가 이러한 예였다.

 

  하지만, 공격적인 나니-영과 밸런스형인 박지성-발렌시아를 각각 섞게 된다면? 발렌시아-나니/영 조합일 경우에는 주로 오른쪽에 배치된 발렌시아가 나니 혹은 영이 공격적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반대편 측면에서 밸런스를 맞추며 균형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반면에, 박지성-나니/영 조합으로 나올 경우에는 박지성이 상대 수비를 달고 중앙으로 움직이면서 반대편에 배치된 나니 혹은 영이 좀 더 공격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활로를 만들어준다.

 

  모 아이스크림 광고문구처럼 맨유는 윙어 선택에 있어서 상당히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니든, 영이든, 박지성이든, 발렌시아든 누가 나오던지 간에 전술변화의 폭이 상당히 넓어지기 때문이다(잘하면 4명 다 기용하여 돌리는 경우의 수도 있을껄?). 이말은 즉슨, 맨유를 상대하는 상대팀 입장에서는 상당히 골머리가 썩는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현재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는 맨유는 단지 자신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의 일부분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리그 우승의 승부처가 되는 박싱데이나 FA컵+리그+챔스일정이 한 데 몰려 있는 3,4월이 되면 또 전술이 바뀐다는 말이기에 상대 입장에선 맨유의 패턴을 더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얼마 안있으면 퍼거슨 감독이 이제 눈감고 랜덤으로 막 뽑아들 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맨유의 윙어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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