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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멈추지 않는 "깡패 본능"에 오사카는 거짓말처럼 대패했다

J_Hyun_World 2011. 9. 28. 08:00

 

 

 

("내가 췌일 찰나가~" 4트트릭을 기록하신 동국이형. 날 가져...아, 이 형 애아빠지.. 그냥 조,좋아합니다..!!)

 

 

오사카 극장은 단지 세레소 오사카에게 희망고문이었을 뿐이었다

 

  아시아챔피언스 8강 1차전이었던 오사카 원정은 매드그린보이즈(MGB)에 약간의 아쉬움과 희망을 주었던 경기였다. 막판에 수비불안과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타, 세레소 오사카는 '오사카의 특급용병' 김보경을 앞세워 가까스로 전북의 닥공을 저지하며 4대3 승리를 기록하면서 4강 진출에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승리를 하는 대신에 홈에서 3골이나 내줬던 것은 세레소 오사카의 치명타나 다름없었고, 경기결과는 오사카가 이겼으나 사실상 전북의 승리라고 보는 전망이 다분히 지배적이었다. 이 점 때문에 전북은 2차전에서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전북은 2차전인 전주성에서 일본에서 건너오시는 관광객(세레소 오사카) 맞이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를 거뒀고, 화끈한 서비스로 '2011년은 전주 방문의 해'라는 말이 오갈 정도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보여주면서 "이것이 축구다"라는 것을 선물해주었다. 경기결과는 무려 6대1. 2006년 울산이 감바 오사카를 양민학살하던 때를 연상케 하는 스코어였고, 일본은 6년 전에 겪었던 안좋은 추억을 전주성에서 다시 떠오르게 하면서 오사카 서포터즈를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이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5년만에 아챔 4강에 올라선 전북은 다시 한 번 '닥공'의 진수가 어떤 것임을 국내 팬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알리면서 4강상대인 '알깡패' 알 이티하드에게 '너희 긴장 좀 타라'는 식으로 대놓고 선전포고하였다. 이로써 4강전 첫번째 매치로써 '아시아 넘버원 깡패' 타이틀을 두고 전북과 알 이티하드가 맞붙으며 사실상 결승전이라 해도 무방한 빅게임이 성사되었다.

 

 

 

첫번째 터닝포인트 : '오사카 특급용병' 김보경의 부상으로 패스가 전부 끊겨버린 오사카

 

 

(전반 7분, 최철순과의 충돌로 코뼈가 나간 김보경. 부상으로 교체되자 오사카는 모래성처럼 알아서 무너졌다)

 

  전북은 시작과 동시에 오사카를 쉴새없이 괴롭히는 압박과 주무기인 측면 공격(서정진-에닝요)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오사카의 측면을 초반부터 괴롭혔다. 전반 5분에 에닝요가 올린 크로스를 김진현이 튕겨내자 곧바로 쇄도하던 루이스의 공격적인 모습은 마치 "전북의 '닥공'이 시작되었습니다."라고 알리는 일종의 신호와 같았다. 그렇게 전북은 측면 공격과 함께 김상식, 조성환 등 거친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왔고, 오사카는 전진하지 못한 채 자꾸만 소극적인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오사카에 엄청난 큰 악재가 닥쳤다. 세레소 오사카 전술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한 에이스 김보경이 최철순과의 충돌로 인해 쌍코피가 터졌다(단순한 코피가 아닌 최철순의 머리에 맞아 코뼈가 나간 것이다 ㄷㄷ). 사실 오사카 내에서 김보경의 입지가 어느 정도냐면 '세레소 오사카=김보경 오사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레비르 쿨피 감독 전술에 있어서 핵심 플레이어다. 국대에서도 보여주듯이 특유의 감각적인 패스와 왕성한 활동량, 그리고 예리한 왼발 킥력으로 리그에서 부진하고 있는 세레소 오사카 팀 내에서 그나마 가장 돋보이는 선수다. 그러한 김보경이 전반 12분 조기교체되자, 오사카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었고, 전북 입장에선 경기가 쉽게 풀리게 생긴 것이다(이 부상을 보고 홍명보 감독은 가슴이 철렁했을지도..)

 

  김보경이 빠져나간 뒤, 세레소 오사카는 공격이고 나발이고 간에 패스자체가 통하지 않았다. 김상식-정훈 듀오에 의해 철저하게 패스가 차단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템포는 완전히 무너졌고, 그 무너진 틈을 타서 이뤄진 서정진-에닝요의 측면침투는 갈길 바쁜 오사카를 더더욱 궁지로 몰아부치면서 그들을 봉쇄하는 데 성공하며 전북의 공격을 진두지휘하였다. 그러던 전북은 결국 전반 31분, 에닝요의 선제골로 완전히 분위기를 전북쪽으로 가져오면서 본격적인 '닥공' 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두번쨰 터닝포인트 : '호골메드루축?' 웃기시네! '동골동드동축'이다 이놈들아! 라이언킹의 원맨쇼

 

(이동국의 4골과 그의 퍼포먼스, 이것만 보더라도 그는 확실히 현재 아시아 No.1 공격수임을 충분히 증명했다)

 

  아이러브사커 까페에는 이런 말이 유행한다. '호골메드루축', '호날두가 골을 넣고, 메시가 드리블하며, 루니가 축구를 한다.'라는 말의 축약어다. 하지만, 이 경기를 보는 순간, 유행어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동골동드동축', '동국이가 골을 넣고, 동국이가 드리블하며, 동국이가 축구를 한다.'로 말이다. 이동국의 퍼포먼스에 비교하자면 에닝요의 선제골은 그저 아무것도 아니었다. 쉽게 표현해서 식사 나오기 전에 먹는 에피타이저와 같다고나 할까?

 

  에닝요의 골에 자극을 받았는지, 반대편 측면에서 뛰던 서정진도 한국국가대표 승선기념으로 미친듯이 날뛰면서 에닝요의 장단에 맞췄다. 전반 34분, 서정진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이동국은 가볍게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면서 전북의 화력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그러다 후반 4분, 이동국은 에닝요의 왼쪽 코너킥을 헤딩슛하며 2-0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어 10분에는 서정진의 패스를 받아 아크 정면에서 골대 왼쪽 구석에 꽂히는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18분 역습 상황 때 서정진이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올리자 골대 정면에서 왼발 발리슛으로 득점하며 머리-오른발-왼발로 이어지는 골든 해트트릭을 달성했다(서정진은 국대승선기념 자축 어시스트 2개나 올리면서 조광래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직전인 후반 45분, 이승현이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뒤 크로스한 볼이 모니와 발 맞고 골대 앞에 있던 이동국에게 향했고, 이동국은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감아차며 자신의 4번째 골이자 전북의 6번째 골을 넣었다.

 

  이동국이 이 날 경기에서 기록한 4골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한 경기의 4골을 최초로 달성한 것이 바로 그 첫번째 의미이고, 이동국은 4골을 넣어 총 9골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단독 선두에 올라서면서 득점왕이라는 개인 타이틀에 상당히 가까워진 것이 두번째 의미, 마지막으로 자신의 4골로 팀이 5년만에 4강에 진출하게 된 것이 세번째 의미이다. 그리고 이동국의 골장면 뿐만 아니라 그의 전반적인 움직임 또한 상당했다. 그는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되었으나, 수시로 내려와 루이스-서정진-에닝요 등과 수차례 2대1 패스를 만들며 쉴새없는 공격찬스를 만들어내면서 단순히 스트라이커가 아닌 지능형 스트라이커가 되어있다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현재 K리그 도움왕 1위가 이동국이다!!).

 

 

 

세번째 터닝포인트 : 심각한 표정으로 상대를 심각하게 만드는 용병술을 선사한,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

 

 

(어떠한 상황에서도 항상 무표정이거나 심각한 표정으로 일관하시는 '포커페이스' 최강희 감독)

 

  이 경기의 또 하나 압권은 역시 최강희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보통 3,4골차로 일방적으로 앞서나가면 다음 경기를 위해서 주력 선수들을 교체시키고, 후반 말미에는 다소 정리하는 분위기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강희 감독은 그러한 상황에서 "정리 따위는 개나 주고", 교체로 투입시키는 게 '공격카드'로 상대에게 자비따위는 전혀 베풀지 않고, 멍든 부위가 하얘질 때까지 때린 때 또 떄리는 용병술을 구사한다. 세레소 오사카도 최강희 감독's 용병술의 또하나의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최강희 감독은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후반 28분에 첫번째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아니, 이기고 있는 사람이 심각한 표정 지으면 어쩌자는겨...). 도움 2개를 기록한 서정진을 빼고, 김동찬을 넣었다(뭐야, 이건 ㄷㄷ). 더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마치 그 용병술이 정확했음을 말하듯이, 김동찬은 투입된지 3분만에 골을 뽑아냈다(와나...). 그리고 두번째 교체카드로 폼이 많이 올라온 루이스를 빼고 간만에 로브렉을 집어넣었다(로브렉도 공격이지...하하..). 그리고 5분 뒤에 마지막 교체카드로 서정진과 함께 측면에서 맹활약을 보여준 에닝요를 빼고 이승현을 투입했다(이건 뭐, 속도전 하자는건가..). 게다가 이승현은 나온지 얼마 안되어, 이동국의 4번째 골을 간접어시했다(야....너무한거 아니냐..).

 

  그리고 경기 끝나고 인터뷰하는 저 특유의 무덤덤함과 시크함. 전주 봉동 율소리의 차가운 남자는 승리 후에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고, 경기 중에도 그랬다. 감독부터 이렇게 무시무시한 데, 선수들은 얼마나 무서운 포스를 지니고 있겠는가? 이래서 '잘되는 집안은 뭘해도 잘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항간에 전북이 클럽월드컵에서 바르샤전을 대비한다는 소문도 들리던데..). 

 

 

 

전북의 목표는 아시아 왕좌에 오르는 것

 

  올시즌 전북이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최강희 감독이 내세운 목표는 '전관왕 석권'이었다. 하지만, 리그컵과 FA컵은 빽빽한 일정 등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포기해버렸다. 하지만, 그 두 대회를 포기한 대신에 그들은 K리그 단독선두 자리를 굳히며, 가장 먼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오사카에게 "깡패 본능"을 선사하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목표가 조금 수정되긴 했지만, 전북의 야망은 아직 그대로다. "한국 정상 클럽", 그리고 "아시아 제왕 클럽". 이것이 그들이 노리는 최종목표이고, 지난 5년 전에 나갔던 클럽월드컵에 나가 5위로 그쳤던 성적을 만회하고자 한다. 전북이라면, 현재의 전북이라면,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이룰 거다. 현재 전북은 '아시아 깡패'라 불렸던 울산의 '깡패 시절'보다 더욱 더 막강해보인다. 그리고 5년전에 그 울산을 잡은 것도 전북이다. 전북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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