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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울산 vs 부산 :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하거늘..

J_Hyun_World 2011. 10. 22. 08:00

 

 

 

 

Prologue :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다

 

  옛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역시 옛날 조상님들 말은 전혀 틀린 게 없다(매번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하게 맞췄다.). 어쩌면 이번라운드가 올시즌 최고의 웬수끼리 맞부딪치는 것이기에 더욱 더 이 속담이 어울리는 게 아닌가 싶다. 바로 울산과 부산이다. 사실 이 두 팀은 지역적 거리는 가깝긴 하나, 더비격처럼 라이벌 관계는 아니다(가까운 거리로 더비를 형성하고 있는 울산-포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하지만 올시즌만큼 양 팀은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한 번씩 걸고 넘어뜨리면서 찬물을 제대로 끼얹었다. 부산은 아시아드경기장에서 울산을 2대0으로 격파하면서 울산을 하위권으로 떨구었고, 울산은 상승세인 부산을 맞아 사채컵 결승전에서 펠레스코어로 잡으면서 그들의 상승세에 잠시 제동을 걸었다(더군다나 설기현이 필드골을 터뜨렸으니 부산이 입은 정신적 데미지는 상당했을 것이 내 예상이다).

 

  그렇게 한번씩 발을 걸어놓았던 두 팀이 다시 문수 호랭이굴에서 맞붙는다. 현재 리그 5위인 부산과 승점 1점 차로 뒤져있는 6위인 울산. 이 경기를 비겨서 두 팀 다 마지막 라운드인 강원과 대구를 잡아서 사이좋게 올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여기서 비긴다는 것은 축구의 '축격(?)'을 떨어뜨리는 비매너행위이므로 두 팀 다 꼼수를 써서 올라가려는 생각은 하지 말길 바란다(자고로 6강 막차 티켓은 스펙타클하게 침이 바짝바짝 마르면서 숨죽인 채 지켜보는 게 묘미 아닌가). 괜히 무승부를 거둬 붐처럼 안티지분을 대량확보하지 말길 바란다.

 

 

 

1. 김호곤 평행이론설?

 

(부산 임기 3년동안 6-4-9를 찍으며 부산의 오점으로 남았던 김호곤, 과연 울산 3년차에선?)

 

  이 경기에서도 가장 재밌는 부분은 언제나 우려먹어도 질리지가 않는 소재인 바로 '김호곤 감독'이다. 특히나, 부산전에서 김호곤 감독은 더욱더 부각될 수 밖에 없는 주요 포인트다. 부산 팬들은 김호곤에 대해 아직까지도 치를 떨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울산에 오기 훨씬 이전(그러니까 올림픽 대표팀 감독 이전)에 부산에서 3년간 감독을 맡았는데, 말년에 엄청나게 욕을 잡수셨기 때문이다. 그가 오기 전인 1999년, 테리우스 안정환과 마니치가 투톱으로 뛰던 그 시절에 부산은 이차만 감독에 뒤를 이어 신윤기-장외룡 감독 대행이 도맡으면서 K리그 2위에 올랐다(당시 1위는 역대 최강 드림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김호 감독의 수원이다...ㄷㄷ). 1999년까지만 하더라도 부산의 콧대는 하늘을 찌를 정도로 소위 말해 '잘나갔던 팀'이다.

 

  하지만, 부산의 모기업이었던 대우가 부도났고, 그 부산을 현대가 인수하면서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현대가 인수한 뒤에 새로 사령탑에 부임한 이가 바로 김호곤 감독. 감독이 한명 바뀌었을 뿐인데, 부산은 2000년 시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시즌에 김호의 수원과 비등하게 싸웠던 부산인데, 한 시즌만에 이렇게 밀려나버렸으니 부산아재들은 화가 날만 했다. 뭐, 부임첫해니깐 너그럽게 봐준다치고, 두번째 시즌이었던 2001년에 4위. 전보다 조금 나아졌으니 괜찮다 쳐준다해도 문제의 세번째 시즌이었던 2002년. 부산은 10개 구단 중 9위라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엉망인 시즌을 보냈다. 설상가상으로 김호곤 감독은 기가 막힌 망언을 던졌는데, 바로 "부산엔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라는 망언이었다. 참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당시 부산에는 2002년 월드컵의 히어로인 송종국과 이민성, 시드니 올림픽의 주역인 심재원, 그리고 차세대 국가대표 골키퍼로 주목받던 김용대, 그리고 K리그에서 인정받는 골게터인 우성용까지 있었는데 말이다. 결국 그렇게 선수탓으로 변명하고 그는 올림픽 대표팀으로 도망갔다.

 

  그리고 7년 뒤, 김호곤 감독은 다시 K리그 감독으로 복귀하는 데, 그게 바로 울산이었다. 비록 2008년에 한풀 꺾였다곤 하나, 김정남 감독이 이끌던 울산은 당대 '아시아깡패'라 불리면서 동서아시아 막론하고 무조건 두들겨패는데 정평이 나있던 팀이었다(여기서 1999년 부산과 오버랩이 되는데?). 가까스로 아챔티켓을 따놓아 아시아무대를 준비하고 있던 찰나, 김호곤 감독은 국제무대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2군 선수들을 대거 출장시키는 초유의 미스테리 사건을 일으키며 '아챔은 포기한다'라는 전대미문의 명언을 남겼다. 그렇게 아챔을 버리고 리그에 집중한다고 했으나, 결과물은 리그 8위에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울산 역사상 최악의 성적인 10위(꼴지)에 이어 두번째 굴욕을 맛보았다. 그렇게 험난한 첫시즌을 울산에서 보냈던 김호곤 감독은 두번쨰 시즌에서 오로지 오르티고사 하나 믿고 기적적으로 리그 4위로 플옵 진출에 성공했지만, 아챔 챔피언인 성남에게 문수에서 굴욕패를 당하며, 그냥 훅갔다(이럼에도 울산프론트는 6강 갔다고 그와 재계약을 했다. 미쳤다 이건).

 

  그렇게 2011년을 맞이한 울산, 시즌초중반에 울산은 정말 2002년 부산을 보는 것처럼 졸전에 졸전을 거듭하며 하위권으로 쳐졌다. 이러면 보통 감독이 짤리거나 아니면 감독이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해야하는게 문제인데, 김호곤은 전혀 그러한 기미가 없었다. 도리어 리그를 포기하고 사채컵에 올인했다. 그 결과, 사채컵 우승을 일궈내면서 자신의 감독커리어 중에 첫 우승 타이틀을 새기긴 했지만, 그대신 울산이 치른 댓가는 리그에서 슬럼프, 그리고 김신욱의 부진이었다. 그리고 이번시즌 상위권 팀들(전북,포항,수원,서울)과 맞붙으면서 이뤄낸 성적은 1승 3무 4패로 같은 전력임에도 감독에 따라 성적은 천지차이로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마치 평행이론이라고 해도 다 믿을 것만 같다. 그렇기에 만약 울산이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김호곤 평행이론설은 거의 정설에 가까워질 것이다. 

 

 

 

2. 부산의 뜨는 커넥션 '장훈고 라인', 이번에도 활약을 펼칠 것인가?

 

(요즘 부산의 새로운 커넥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장훈고 라인', 이번 울산전에서도 빛날 것인가?)

 

  요즘 부산 내에서 뜨는 학연 라인이 있다. 지난 제주전에서 한 언론에서 학연 커넥션으로 묶음으로써 이 선수들을 언급했었는데, 그것이 부산의 뜨는 커넥션 '장훈고 라인'이다. 현재 부산에서 뛰고 있는 장훈고 출신 선수로는 '골미남' 임상협을 비롯하여 '여친이 매우 이뻐서 샘나는' 박종우, '연습생 신화'의 케이스인 유지훈, 그리고 윤동민. 이렇게 4인방이 장훈고 출신이다. 그 중 '장훈고 라인'의 우두머리인 임상협은 부산 아이파크를 부산 '아이돌파크'로 만들 정도로 비주얼만 믿고 축구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얼굴로 축구하다니 쳇-). 임상협은 올시즌 시작하기 전에 10골을 넣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지난 주인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면서 9골을 기록해 자신의 목표인 10골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다. 최근 국대에서 제공한 중동식 벤치체험으로 인해 난조를 보이고 있는 한상운의 자리를 확실히 커버해주고 있다.

 

  그리고 김한윤과 함께 올시즌 부산의 중원의 한자리를 꿰차고 있는 박종우의 활약도 돋보인다. 여자친구가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신인배우 배효원이라는 것만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안익수 감독 지도 하에 그는 올시즌 꾸준히 선발출장을 보장받으면서 28경기에 2골 3도움으로 부산의 살림꾼으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에도 호출되었다. 이렇게 잘나가고 있음에도 박종우는 여전히 낮고 배우는 자세로 매경기에 임하려는 듯 하다. 최근 올림픽대표팀에 다녀온 뒤에 안익수 감독에게 정신상태가 해이해졌다고 크게 혼났다고 하는데, 그는 그러한 꾸중에 "감독님 말씀은 무조건 옳다." 마인드로 적극 수용하여 더 열심히 팀 훈련에 매진하고 있고, 울산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니, 이만하면 부산팬들의 사랑은 충분히 독차지할만하다고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유지훈, 윤동민도 앞으로 주목할만한 선수들이다. 이 두 선수의 공통점은 전 소속팀(경남, 서울)에서 거의 전력 외로 분류되었던 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부산으로 오게 되면서 자신들의 커리어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유지훈의 경우, 경남에서 방출되어 부산에서 연습생 신분으로 들어왔는데, 안익수 감독의 신임을 얻어 정식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보답으로 유지훈은 지난 제주전에서 왼쪽 윙백으로 출격하여 배기종-산토스를 봉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유동민도 그동안 서울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올시즌에 총 16경기를 뛰면서 2골을 기록하는 등 서브로써 충실히 자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장훈고 라인의 활약에 안익수 감독은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며, 이 라인을 중심으로 울산전에도 한 번 써먹어 볼 생각인듯 하다.

 

 

 

3. 'Two 고'와 '03', 그들의 활약에 이번 경기의 승패가 달려있다

 

  부산 뿐만 아니라 울산 또한 회심의 카드를 몇 장 쥐고 있다. 그 중 부산전에 필승카드로 선택될 카드로는 'TWo 고(고창현, 고슬기)'와 '03(김영삼)' 카드다.  실제로 지난 동해안더비에서 울산이 극장경기를 만들어내면서 포항을 안방에서 잡았던 것도 사실 이 세 선수의 공이 가장 컸다.

 

(요즘 반더바르트 빙의된 듯한 득점력을 내뿜고 있는 고슬기)

 

  가장 먼저, 고슬기의 득점력은 울산의 빈곤한 득점력을 제법 많이 커버해주고 있다. 얼마전에 성남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하나은행 FA컵에서 개인 득점왕상을 수상한 만큼, 그의 골감각은 올시즌 많이 향상되었다. 지난시즌 내 기억 속에 있던 고슬기는 활동반경이 넓고, 패스가 그런대로 괜찮은 선수였으나, 올시즌 그는 토트넘의 반더바르트를 흉내내는 듯한 BTB 능력과 가끔 사람들을 놀래키는 중거리 슈팅을 선보이고 있다(종종 난사하는게 문제이다만).포항전에서 터져나온 중거리골도 어떻게 보면 우연이라곤 할 수 없다. 그만큼 골결정력은 현재 최고치라 해도 좋다(득점으로 에스티벤과의 연계플레이 부족을 커버하고 있다).

 

  그리고 동해안더비에서 고창현의 '10분 활약'은 또하나의 역사를 썼다(내가 지난번 프리뷰에서 변수로 썼던 것이 제대로 적중했다. 아, 나의 촉이란..후훗). 그의 큰 궤적을 그리면서 들어간 오른발 감아찬 골은 그간 그를 뒤따르던 부진을 말끔히 해소시켜주는 '불가리스'와 같았으며, '이래도 내가 설기현, 루시오보다 못하냐'라는 것을 짧은 시간 내에 아주 강력하게 어필했다. 더불어 오른발 데드볼리스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고창현의 기량회복은 울산이 자랑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1+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울산이 부산을 반드시 잡기 위해서라면 고창현은 반드시 선발로 투입시켜서 기선제압해야한다. 마침 지난 컵대회 결승전에서도 빛났던 이가 바로 고창현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 "Two 고"의 활약보다도 더 비중있게 다뤄야할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멀티플레이어인 "03" 김영삼의 군제대다. 김영삼은 '유비' 유상철의 뒤를 잇고 있는 울산의 대표적인 멀티플레이어다. 그의 주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이나, 전술에 따라서 중앙 미드필더, 그리고 오른쪽 풀백까지 커버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기질이 충만한 선수다(상주에서 뛸 때에도 만능 백업요원으로써 공백을 최대한 커버하였다).

 

  '뼈병장' 김정우와 함께 전역한 김정우는 원소속팀인 울산에 복귀했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김호곤 감독 성향상 김영삼을 별로 신용하지 않았기에 팬들의 바람과 달리 또 방출시키는 것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낳았다. 하지만, 포항전에 오른쪽 풀백으로 깜짝 선발하여 포항의 왼쪽 측면을 넓은 커버범위와 활동량, 수비 위치선정으로 막았다(노병준, 황진성, 고무열 등 차례차례로 그를 뚫지를 못했다). 그의 활약은 그동안 수비력이 다소 떨어졌던 오른쪽 풀백에 상당한 버팀목이 될 것이며, 아무런 이변이 없는 한 부산전에도 김영삼은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할 것이다(이용이 김영삼한테서 수비력을 좀 더 배웠으면 참 좋겠다). 어쩌면 한상운에게 일대일마크를 지시할 지도 모른다. 그만큼 김영삼의 역할은 에스티벤급으로 중요하다.

 

 

 

<예상 선발라인업> 

 

 

+ Bonus : 이번에도 나의 역레발은 이어질 것인가?

 

  울산 경기와 맞붙려 또 하나 주목할 점이 바로 본인의 역레발 발동여부다. 그동안 울산이 치뤘던 최근 9경기(대전~포항)에서 나의 역레발은 무려 8경기나 일어났다.

 

성남전(무 예측) : 결과-패, 대전전(승 예측) : 결과-패, 수원전(패 예측) : 결과-무,

제주전(패 예측) : 결과-승, 상주전(승 예측) : 결과-승, 인천전(무 예측) : 결과-승,

광주전(승 예측) : 결과-무, 포항전(패 예측) : 결과-승

 

  참고로 남은 두 경기(부산, 대구전)에 모두 울산 승을 점치고 있지만, 이것이 설레발이 될지 역레발이 될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이것 또한 이번 경기에서 주목해봐야할 주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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