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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때리면 징계, 관중을 때리면 무징계?

J_Hyun_World 2011. 11. 2. 08:00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이종격투가 카데르 케이타는 관중에게 팔꿈치샷을 날렸다)

 

 

선수를 때리면 징계, 관중을 때리면 무징계?

 

  지난 10월 19일 저녁, 수원 빅버드에서는 경기 결과보다도 수원과 알사드의 집단 난투극이 집중조명이 되었었다. 당시, 알사드 공격수인 마마두 니앙의 비신사적인 두번째골 성공으로 인하여 양 팀의 분위기는 거의 최악의 사태에 다다랐다. 그러던 와중, 알사드의 침대축구 및 비신사적인 태도에 분개한 나머지 수원 관중 2명이 경기장에 난입하는 소동이 일어났는데, 이 과정에서 알사드의 공격수인 압둘 카데르 케이타는 관중을 향하여 폭행을 가하는 그야말로 개념의 끝판왕격인 행동을 몸소 실천하면서 수원의 분노를 터뜨렸다. 케이타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인하여 양 팀은 무력충돌이 일어났고, 그 와중에 수원의 스테보는 알사드의 돌+아이 같은 행동에 화가 난 나머지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하였고, 수원의 고종수 코치도 이 난투극에 개입되어버렸다(이 난투극 속에서 스테보와 케이타는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고, 니앙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결국, 경기가 끝나고 난 한참 뒤에도 빅버드의 분위기는 살벌함을 유지했었다.

 

  그리고 2차전을 앞두고, AFC 징계위원회는 수원의 스테보와 고종수 코치에게 2차전 출장정지처분을 내렸고, 알사드의 니앙과 케이타에게도 출장정지처분을 내린 뒤 2차전이 끝난 직후 추가징계를 결정할 것이라며 잠시 미뤘다. 그렇게 2차전에서 종합전적 2대1로 알사드가 승리하여 결승 진출이 확정된 이후인 11월 1일, AFC 징계위원회는 다소 어처구니 없는 징계처분을 확정지으면서 논란을 만들어냈다.

 

 

1) Suwon Samsung Bluewings Coach Ko Jong Su has been suspended for six matches.

- 수원 삼성 블루윙스 코치 고종수 6경기 정지

 

2) Al Sadd player Keita Abdul Kader (AFC/5830/CIV) was red-carded in the first leg of the semi-finals and served his suspension in the second leg. He is eligible for the final match against Jeonbuk Hyundai Motors of Korea Republic.

- 알 사드 플레이어 케이타 압둘 카데르는 준결승전 1차전에 레드카드를 받았고, 2차전에 결장. 그는 전북 현대 모터스(대한민국)와의 결승전에 출전 가능

 

3) Al Sadd Goalkeeper Coach Suhail Saber Ali has been suspended for six matches. He is not eligible for the final match against Jeonbuk Hyundai Motors of Korea Republic

- 알 사드 골키퍼 코치 Suhail Saber Ali 6경기 정지. 그는 전북 현대 모터스(대한민국)와의 결승전에 출전 불가능

 

4) A Sadd player Mamadou Hamdou Niang served his one match suspension in the second leg of the semi-finals. He is eligible for the final match against Jeonbuk Hyundai Motors of Korea Republic.

- 알 사드 플레이어 마마두 니앙은 준결승 2차전에 결장했음. 그는 전북 현대 모터스와의 결승전에 출전 가능

 

5) Suwon Samsung Bluewings player Ristikj Stevica has been suspended for six matches.

- 수원 삼성 블루윙스의 스테보는 6경기 출전 불가능

 

 

  여기서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 대목은 난투극에 개입하여 상대팀 선수를 폭행한 스테보에게는 6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반면에, 수원 관중을 폭행한 케이타에게는 4강 2차전 출장 정지로서 징계처분을 끝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상대팀 선수를 폭행한 선수가 관중을 폭행한 선수보다 더 악질이고, 징계수위가 높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나는 스테보의 행동에 대해서 감싸주려고 하지 않는다. 이유야 어찌됐든 상대선수를 가격하는 행위는 매우 잘못된 행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중을 폭행한 케이타가 과연 4강전 2차전 한경기 결장만으로 징계처분이 끝날 만큼 징계 수위가 가벼울 수 없다는 게 문제다(이것도 정확하게 따지고 보면, 퇴장으로 인하여 한경기 정지처분 내려진 것이지, 관중폭행에 대한 추가징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세상에 축구선수 한명이 일반관중 한명보다 더 귀하다는 말인가?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다.

 

(맨유 레전드인 에릭 칸토나도 관중폭행으로 9개월 출장정지, 120시간 봉사활동 처분을 받았다)

 

  케이타의 케이스를 보고 나니, 문득 맨유의 레전드인 에릭 칸토나의 쿵푸킥 사건이 떠올랐다. 1995년 1월, 에릭 칸토나는 크리스탈 펠리스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하여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고 있을 때였다. 그런 와중에 한 관중이 그를 도발하기 위해 칸토나 어머니에 대한 욕을 날렸고, 참다못한 에릭 칸토나는 그 관중에게 그대로 쿵푸킥을 가격해버린 사건이었다. 그 관중의 개념없는 행동이 화근이었지만, 에릭 칸토나 또한 관중을 그런식으로 가격했다는 이유로 감옥에서 2주간 수감되었고, 9개월 출장정지 및 120시간 봉사활동 처분을 받았다(칸토나는 그 사건이 자신의 하이라이트라고 자랑하고 다니지만;;). 이 사건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상황이 어찌되었던 간에, 관중을 폭행하는 것은 절대 금해야 한다는 것이다.

 

  칸토나의 사건을 보면서 케이타의 징계수위는 과연 적절했는가? 수원 관중이 난입한 것에 대해선 분명 수원 구단의 책임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케이타는 관중을 때릴 권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타는 마치 이종격투기 선수가 된듯마냥 팔꿈치로 관중을 가격하였는데, 그에게 대한 징계처분은 퇴장으로 인한 1경기 출장정지가 고작이라니... 이것은 한마디로 케이타의 폭행은 정당한 것이라는 것인가? 이러한 AFC 징계위원회의 말도 안되는 처벌에 케이타는 다음에도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이미 면했던 선례가 있었으니 언제든 다시 관중을 때릴 준비를 할 지도 모른다. 아예 이참에 나는, 케이타에게 폭행당한 그 관중이 케이타를 상대로 형사고발로 고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엄연히 말해서 현장폭행범이며, 증거도 많지 않은가?). 선수 때린 스테보는 6경기 출장정지에 비하면 형평성에 상당히 어긋난 것이다.

 

 

 

AFC 징계위원회의 도를 넘는 월권행위, 그들은 왜 그러는건가?

 

(스테보의 6경기 출장정지를 아챔 이외에 K리그에도 적용시킨다는 AFC 징계위원회의 월권행위)

 

  더욱 가관은 출장정지 횟수 다음이다. AFC 징계위원회는 스테보와 고종수 코치의 6경기 출장정지를 해당 대회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이외에 두 사람이 속해있는 K리그에도 누적적용시킨다는 발표를 냈다. 쉽게 말해서, 고종수 코치와 스테보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이외에 올해 남은 K리그 공식일정인 6강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등에 당장 적용이 되어서 전부 결장하게 된다는 소리다. 이건 세계 각 축구협회 역사상 유례없는 결정이며,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축구에서도 한 번도 일어나지 않는 판결이다(그러한 막장 결정을 지금 AFC가 솔선수범하고 있다).

 

  이러한 적용방식은 논리적으로 전혀 납득이 되질 않는다. 해당 사건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대회 중에 일어난 것인데, 왜 아무 연관성이 없는 K리그 일정에도 연좌제처럼 작용해야하는건지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우리가 즐겨보는 유럽축구만 하더라도 그러했던 적은 없었다.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첼시의 디디에르 드록바는 심판의 오심에 분노한 나머지 심판을 모욕함으로써 UEFA에서 징계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그 징계처분은 엄연히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그가 뛰는 EPL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역으로 웨스트햄전에서 카메라를 향해 흥분한 나머지 욕설을 날려 영국 FA로부터 출장정지 징계를 먹었던 맨유의 웨인 루니도 챔피언스리그에 누적적용되지 않았다. 이는 엄연히 다른 대회에서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러한 불공정한 처분에 대하여 수원과 한국축구연맹은 항소제기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이 적용방식에 대하여 AFC는 일부러 알사드에게 유리하게 판정을 내줘 전북과의 결승전에 암묵적으로 돕는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마마두 니앙의 경우에는 사실관계를 따져서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을 뿐, 그가 골을 넣는 과정에 있어서는 분명 비신사적이긴 하지만 FIFA규정상 제재할만한 근거가 전혀없기 때문에 그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은 건 맞지만, 압둘라 카데르 케이타의 폭행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추가징계를 두지 않는 것은 분명 알사드 전력 누수를 최소화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축구연맹의 항소제기를 대비하여 최대한 시간을 끌어 아챔이 끝난 뒤에 한달 뒤에 징계를 수정하여 그때 다시 케이타와 니앙의 징계에 대해 논하고자 하려는 의도적인 모습까지 보이는거 아니냐는 의혹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한국 클럽들에게 중동 국가들과 AFC협회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견제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흥행성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우리나라 기업들(삼성, 현대중공업)도 스폰서쉽을 맺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에는 굳이 아챔이 아니더라도 월드컵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국제 메이저 대회의 메인 스폰서쉽을 통하여 엄청난 이익창출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그에 비해 판이 상대적으로 작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그렇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지 않다. 그렇다보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메인 스폰서가 대부분 중동국가와 일본에 편향된 경우가 많다(현재는 카타르의 통신사인 Qtel이 2012년까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메인 스폰서다).

 

  그러므로 자신들의 스폰서쉽이 제대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중동국가들이 챔피언에 올라서야 하는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전부 한국과 일본이 독식해버리는 바람에(한국 - 전북, 포항, 성남, 일본 - 우라와, 감바 오사카) 결국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만 좋은 일을 하는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특히나, 한국의 경우에는 그리 많은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타이틀도 쓸어가버리고 자신들이 내건 상금까지 가지고 가버리니 메인스폰서인 중동국가들 입장에선 눈엣가시와 다름없는 존재인 셈이다. 게다가 2022년 월드컵 개최에 성공한 카타르의 입장에선 자신들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선 반드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들이 경제적 손해를 보기에, 침대축구와 편파판정 등으로 격을 떨어뜨리는 중동축구 용서할 수 없다)

 

  물론, 지금 내가 근거로 내세운 이유들이 이번 징계에 100% 적용되었다고 확실하게 보장할 순 없다. 하지만, 최근에 AFC가 이러한 이유로 K리그 팀들에게 불필요한 압박을 가하려고 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적인 손실이 이유라 할 지라도 스포츠에서 몰상식하거나 개념없는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까지 눈살 찌푸리게 만들면서까지 쟁취한 승리는 추악하고 냄새만 날 뿐이다. 아시아 축구가 다른 대륙에 비해서 발전 속도가 더디고 맨날 제자리 걸음하는 이유가 바로 중동국가들의 침대축구와 편파판정 등이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비난받고 있음에도 그들은 언제나 귀닫고 있다).

 

  알사드와 AFC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 덕분에 11월 5일 전주성에서 열리게 되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더이상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아니라 중동국가의 만행에 대하여 싸우는 '전쟁'으로 바뀌었고, 그들 때문에 전북 서포터즈 뿐만 아니라 K리그 16개 구단의 서포터즈들이 알사드를 '공공의 적'으로 인식하여 전북이 전쟁에서 이기길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추세가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이 결승전에서 전북은 자신들의 타이틀 쟁취 이외에도 오일머니로 모든 오점을 덮으려고 하는 중동축구에 철퇴를 가한다는 명분이 하나 더 생겼다. 11월 5일, 전주성은 카타르에서 원정 오는 병사들을 무찌르는 대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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