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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이야기' 윤빛가람 성남 이적에 대한 진실

J_Hyun_World 2011. 11. 17. 08:00

 

 

 

(응? 성남 이적? 난 첨듣는 이야기인데?)

 

조재철 + 20억원 ↔ 윤빛가람?

 

  이번주는 윤빛가람 선수 본인에게 있어서 상당한 혼란스러운 한 주가 아닌가 싶다. 지난 주말즈음에 SPL의 명가인 글래스고 레인저스가 경남에게 직접 오퍼를 하면서 러브콜을 보냈고, 이적료는 15억원 정도 되었다(하지만 이게 완전 이적료가 아니라 임대이적 금액이었다는 게 나중에 밝혀졌다). 그러다가 화요일에 윤빛가람이 레바논전을 치르러 국대에 차출된 사이에 윤빛가람이 성남의 조재철에 20억 현금을 얹어서 트레이드가 확정되었다는 오피셜이 뜨게 된 것이다.

 

  성남의 구단주인 문선명씨가 내년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성남을 위해 전폭적인 지지를 하겠다고 선언하긴 했지만, 이렇게 시작부터 큰 오퍼를 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20억원'을 트레이드 조건으로 걸어놨기에 최소한 다른 구단(해외구단 포함하여)이 윤빛가람을 영입하려면 20억 이상은 줘야한다는 일종의 안전벨트가 채워졌기에(한국 선수를 싸게 데려가지마라!! 뭐 이런거) 팬들은 그의 에이전트인 김동완 해설위원이 상당히 머리를 잘썼다고 칭찬까지 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수요일, 윤빛가람의 에이전트인 김동완 해설위원은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인 '풋볼앤토크'에서 자신과 윤빛가람은 이러한 트레이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히면서 구단간에 이루어진 합의에 대해서 좀처럼 화를 억누르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심지어 조재철의 에이전트도 김동완 해설위원이다). 윤빛가람의 성남으로 이적은 한마디로 해당 선수들과 그들을 관리하는 에이전트는 철저히 배제당한 채, 구단과 구단끼리 합의로 이뤄졌던 것이다. 이러한 구단끼리 합의가 끝난 뒤에 해당 당사자인 윤빛가람과 조재철, 그리고 에이전트인 김동완 해설위원은 차후에 전화통화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선수는 몰랐던 이야기', 구단-구단의 일방적인 이적합의

 

  한마디로 윤빛가람의 성남으로의 이적은 우리네 상식으론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이적건이다. 이렇게 구단끼리 이적건이 합의했더라도 선수 본인이 이적거부의사를 밝히게 되면, 이러한 이적은 무효로 바뀌는 것이 일반원칙이다(예로 토트넘과 AS로마가 이영표 이적에 대해 구단 간 합의를 끝마쳤지만, 이영표 본인이 이적 거부를 함으로써 이적이 무산됐다). 하지만, K리그 내에서는 해외의 일반원칙과 조금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선수단관리규칙 33(선수 계약의 양도)를 보면,

 

선수는 원소속 구단에서의 계약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기본급 연액과 연봉 중 어느 한쪽이라도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될 경우, 선수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상기 2항과 관련하여 선수가 이적을 거부할 경우, 선수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된다.

  

7(계약 갱신 및 수정)

 

2005년부터 입단하는 신인선수 중 프로 최초 계약기간을 3년 이상으로 한 선수는 2년이 경과한 후에 종전의 계약내용(계약기간 포함)을 변경하여 재계약할 수 있다.

 

  이적 당사자인 윤빛가람의 경우 드래프트에 의해 3년 이상 계약한 상황에서 7조에 의거 재계약 시점은 2년이 경과한 후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신인의 경우 최초계약(3순위 이내 3~5종료 1년 전부터 FA가 되기 전까지는 이적 거부권이 없는 것. 한마디로 FA로 풀려나지 않는 한, 이적협상에 대한 거부권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윤빛가람이 이 구단끼리의 이적합의를 거부하게 된다면 조항에 명시된 대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되어 국내에선 더이상 뛸 수 없게 되는 신세로 놓여지게 되는 것이다.

 

(경남의 이런 일방적 태도는 당사자인 윤빛가람 뿐만 아니라 경남 서포터즈의 뒤통수까지 후려치는 격)

 

  이러한 사태에 대하여 당사자인 윤빛가람 뿐만 아니라 윤빛가람을 따르는 그의 팬클럽, 나아가 경남 서포터즈들은 현재 핵폭탄을 맞았을 만큼, '아니 이게 지금 뭔 X소리냐'의 심정이다. 경남팬들도 언젠가는 그들의 프렌차이즈 스타인 윤빛가람이 떠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고, 경남 구단이 기업을 후원을 받는 것이 아닌 도에서 운영하는 도민클럽이기 때문에 빈약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선수를 팔아야 하는 때도 오기 떄문이다(울산이 루시오를 29억+정대선으로 트레이드 하듯이). 하지만, 팬들과 선수가 전혀 알지 못했던 이러한 구단식 일방통보는 경남 구단 자체가 한마디로 팬들과 선수를 완전히 무시하고 움직이는 태도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을 정도다.

 

  현재 이 이적건에 대하여 확인한 결과, 성남이 실제로 조재철+20억원을 주고 윤빛가람에게 오퍼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양측 구단이 이적을 완전히 합의한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남 구단은 마치 이 이적건이 완전히 확정된듯 마냥 구단 홈페이지 공지 글에 메인으로 윤빛가람의 작별인사 글을 걸어놓았다(그게 논란이 되자마자 현재 경남 구단은 홈페이지에 그 해당글을 내린 상태). 경남의 이 어설프고 조급한 행동 때문에 구단은 졸지에 프랜차이즈 스타인 윤빛가람을 비롯하여 경남팬들과 관계가 틀어질 위기에 놓여있으며, 성남과의 관계도 상당히 어색하고 찝찝한 관계로 되어버렸다.

 

 

 

'선수 몰래 구단-구단간 합의' 사례는 윤빛가람이 처음이 아니다

 

  이러한 윤빛가람의 이적사태는 윤빛가람이 처음이 아니다. 그 이전에도 이러한 케이스가 몇 번 더 있었다는 것이고, 이러한 선례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 또한 발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윤빛가람 이전에 비슷한 사례를 한 번 모아봤다.

 

 

1) 백지훈(서울→수원)

  가장 먼저, '파랑새' 백지훈이 요근래 이뤄졌던 '구단-구단' 이적합의 케이스의 첫번째에 해당한다. 2005년에 서울로 합류한 백지훈은 서울과의 계약이 6개월이 남은 상황이었고, 그는 FA로 통하여 해외 이적 진출을 모색하려고 했던 찰나였다(J리그로 진출할 것이라는 말이 대부분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벨기에 주필러리그가 목표였다는 소스도 많았다). 어쨌든, 서울과 2년간 계약맺은 백지훈은 2006년 시즌이 끝나는 대로 서울을 떠나려고 했으나 서울과 계약 만료되기 6개월 전, 서울은 라이벌팀인 수원으로부터 거액의 오퍼를 받았고, 수원의 오퍼에 서울은 백지훈의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수원의 오퍼를 받아들이며 백지훈을 수원으로 넘겨버렸다. 이 일로 인해 서울과 백지훈의 관계는 두 번 다시 회복할 수 없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수원만 이익을 취한 셈이 되었다.

 

 

2) 오범석(포항→성남)

 

  오범석의 케이스는 백지훈 케이스보다 한단계 더 복잡한 관계로 나갔다. 당시 FA신분으로 풀리기 직전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오범석은 이로 인해 감독이었던 파리아스와 충돌을 빚었고, 그 결과 일본의 요코하마 FC로 6개월 임대를 떠났다. 임대를 떠나던 중, 포항은 성남과 구단-구단 이적합의를 통하여 오범석을 넘기기로 결정했지만, 오범석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상태였다. 그러던 중, 오범석은 에이전트를 통하여 러시아 리그 진출을 타진했고 그결과 그의 에이전트는 러시아 리그의 사마라와 계약에 합의했다. 오범석이 에이전트를 통해 러시아 팀으로 진출한다는 것을 알게 된 성남은 노발대발하여 오범석과 포항을 상대로 고소를 하겠다면서 극단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오범석의 해외진출에 커다란 걸림돌로 다가오게 되었다. 나중에 포항이 성남에게 당시 유망주 골키퍼였던 정성룡을 싼 가격에 넘기면서 오범석 케이스는 소송까지 가지 않고 잘 해결되었다.

 

  그 이외에도 서울에서 '미친 왼발'로 불리었던 이상협 또한 제주로 이적할 당시에 선수 본인 의사 없이 제주로 건너간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현재 이러한 선례가 남아있기에 이 선례대로 간다면, 윤빛가람은 자신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경남을 떠나 성남으로 이적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 뿐만 아니라 설사 윤빛가람이 해외로 이적한 뒤에 다시 국내의 경남이 아닌 다른 팀으로 입단하게 될 경우에 원소속팀인 경남에게 이적료가 발생하는 희한한 제도까지 가지고 있다.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윤빛가람이기에 이러한 이적과정의 문제점이 이번 계기로 인해 확실하게 조명을 받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그의 에이전트를 담당하고 있는 김동완 해설위원이 선수권리보호를 중시하는 FIFA에 제소하게 될 경우에, K리그의 이러한 폐해는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며, 만약 승소하게 될 경우에는 '윤빛가람 케이스'라는 새로운 선례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선수 본인의사 없이 팀을 옮기는 것이 허용된다는 것, 과연 이것이 옳은 과정인가? 선수 이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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