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축구/호랑이의 집

2011년 K리그 울산 시즌 Review : 꼬리에 꼬리를 물고

J_Hyun_World 2011. 12. 13. 08:00

 

 

  울산 현대 호랑이 구단의 2011년은 참으로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시즌 시작 전에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전력 강화될 줄 알았으나, 오히려 조직력 와해로 팀은 하위권으로 밑바닥치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울산은 서산 홈경기 사태라는 최악의 경우까지 직면하게 되었다. 그렇게 구단의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추락하다가 러시앤캐쉬 컵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슬슬 탄력을 받는가 싶었으나, 8월 한달간 내리 연패를 당하면서 다시 분위기는 다운되었다. 그러나 울산 특유의 징크스인 '가을 징크스'가 올시즌에도 효력을 발휘하면서 울산은 9월에 들어서면서 무패행진을 달리면서 리그 6위 턱걸이에 들어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게 되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울산은 서울, 수원, 포항을 연달아 격파하면서 끝판왕 전북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뤘고,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전북에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마지막 플레이오프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2011년 시즌의 울산을 한마디로 요약해보자면 그야말로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한 해였다.

 

 

첫번째 꼬리 : 잘못끼워진 첫단추, 레드MR 아시아 챌린지 컵대회 패배

 

(프리시즌에 중국에서 치뤄진 레드MR 아시아 챌린지 컵 대회에 출전했지만 첫경기에서 4대0 대패로 굴욕을 맛보았다)

 

  2010년 플레이오프에서 일본원정에서 막 돌아온 성남에게 가차없이 3대1로 털리며 플레이오프를 날려버렸던 울산은 올시즌에야 말로 최소 4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기 위하여 새해 첫날 팀 전체가 문수산 등산을 하는 등 새로운 정신력으로 무장하여 2011년을 맞이했다. 그렇게 시즌을 시작한 울산은 중국에서 열리는 레드MR 아시아 챌린지 컵 대회 초청을 받고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울산의 첫상대는 중국 C리그에서 2위를 기록한 텐진 테다. 아무리 중국 리그 2위지만, 전반적인 리그 수준이 K리그보다 떨어졌기에 울산에게 있어서 가벼운 상대라 예상하였다. 하지만, 그 방심이 문제였을까? 울산은 텐진 테다에게 4대0으로 떡실신당하면서 한국 클럽팀의 자존심을 구겼고, 이 소식을 접한 K리그의 다른 클럽 팬들은 울산보고 X팔린다느니 말을 할정도로 비난했다. 3,4위전에서 사우스차이나를 상대로 4대2로 이기긴 했지만, 한때 아시아깡패로 아시아를 평정했던 울산의 자존심은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황이었고, 김호곤 호는 2011년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버린 셈이다.

 

 

두번째 꼬리 : 선수들 연쇄이동. 베테랑 선수들의 입성

 

(곽태휘, 이호, 송종국 등의 베테랑을 영입했지만 이들을 영입하는 대신 오장은, 오범석을 잃었다. 사진출처 스포츠동아)

 

  친선대회를 기점으로 하여 울산 선수들의 본격적인 연쇄이동이 시작되었다. 레드MR 챌린지 컵이 시작되기 전에 2005년 울산 우승시절 멤버였던 이호가 J리그에서 돌아왔고, 울산은 수원에서 임대해온 이재성을 완전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수원에서 센터백인 강민수를 영입하는 대신에 오른쪽 풀백인 오범석을 수원에 내주는 트레이드를 감행하면서부터 울산은 또다시 수원에게 선수팔이하는거냐는 비난이 또다시 나오기 시작했고, 그 비난은 주장이었던 오장은이 수원으로 이적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울산 프론트는 이러한 울산팬들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하여 오범석의 빈자리를 2002년 월드컵 4강 멤버인 송종국으로 대체하였고, 지난시즌 수비리더의 부재를 겪었던 울산은 교토 퍼플상가와 계약이 만료된 곽태휘를 데려오면서 수비를 한 층 강화시켰다. 그러나 곽태휘가 들어와서 주장완장을 건네 받은 대신에, 울산의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유경렬이 계약만료로 풀려나게 되자 울산은 현영민에 이어 또다시 프렌차이즈스타를 버린다는 비난에 시달리게 되었다.

 

 

세번째 꼬리 : 설기현, 그리고 포항에서의 추억

 

(설기현의 이적에 대한 충격으로 포항팬들이 설기현을 향한 일종의 손해배상청구서를 제작했다. 사진출처 OSEN)

 

  이러던 찰나, 울산은 새로운 이슈거리를 하나 만들어내게 되는 데 바로 설기현의 영입이었다. 설기현은 2010년에 포항으로 합류했으나 부상으로 인해 후반기가 되서야 출장할 수 있었고, 16경기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포항의 선봉장이 되어줄 것만 같았으나, 2011년 2월 포항프론트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갑작스레 포항을 떠나 하필이면 포항의 최대라이벌인 울산으로 이적해버렸다. 설기현의 이러한 배신행위 때문에 포항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고, 그를 향해 못되먹은 배신자라는 온갖 욕을 퍼부었다. 결국 설기현으로 인해 또다시 갈등의 불씨가 생긴 두 팀은 4월말 스틸야드에서 격돌하게 되었고, 포항은 울산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자신들을 버리고 울산으로 가버린 설기현을 향해 마음껏 비웃으면서 그를 향한 손해배상청구서까지 내걸면서 울산과 설기현을 90분 내내 조롱했다. 설기현의 울산 이적 덕분에 조금 식어버렸던 포항과 울산의 라이벌 관계가 다시 한 번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네번째 꼬리 : 씻을 수 없는 상처, 서산 경기 사태

 

(울산의 서산홈경기 사태는 울산 구단의 명예와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는 몹쓸행위였고, 이것은 두고두고 상처가 되었다)

 

  동해안 더비가 있기 한참 전, 울산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겼는데 다름 아닌 울산이 자신들의 홈이 울산 문수구장을 버리고 쌩뚱맞은 서산에서 홈경기를 치뤄야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일의 원인은 현재 울산의 구단주이자 K리그 스폰서인 현대오일뱅크 사장이기도 한 권오갑 구단주가 서산에 있는 자신들의 직원들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일종의 볼거리를 제공해주겠다는 빌미로 서산홈경기를 덜컥 잡아버렸고, 연맹은 이것을 허락해버린 것이다. 이 사태 때문에 울산 처용전사들을 비롯하여 울산 사람들은 가뜩이나 김호곤 감독 때문에 발을 끊어버렸는데 더욱 더 찾지 않게 되어 분위기는 최악으로 되어버렸고, 처용전사들은 더이상 서포팅하지 않게 된 것이다. 5월 15일 기어코 제주와의 홈경기를 서산에서 치룬 울산구단은 각종 언론매체와 전문간들의 철퇴에 감수해야만 했고, 심지어는 울산이 패륜구단이라는 어그로를 작렬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K리그에서 나가라는 말까지 들어야만 했다.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

 

 

다섯번째 꼬리 : 첫번째 터닝포인트, 리그컵대회 우승

 

(비록 아무 영향력 없는 리그컵대회지만, 이 컵대회 우승으로 인해 울산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사진출처 뉴시스)

 

  멤버스쿼드에 비해 결과물이 신통치 못해 리그성적은 추락, 승부조작여파로 가뜩이나 K리그 자체 평판도 안좋아졌는데 서산사태로 인하여 울산구단에 대한 평판도 추락, 그에 맞물려서 팀 내 분위기도 추락. 모든 게 추락하여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었던 울산이었으나, 그들에게 분위기 쇄신을 통하여 다시 한 번 발돋움할 기회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리그컵대회였다. 다른 팀들이 리그컵에 2군 등을 내보내며 대충대충 할 때, 울산은 유독 컵대회에 풀전력으로 나오면서 진지하게 임했더니 어느새 결승전까지 올라왔다. 결승전 상대인 부산을 만난 울산은 그동안 슬럼프에 빠져있던 고창현과 설기현을 골망을 가르고 컵라탄으로 컵대회에서 두각을 보였던 김신욱의 골로 3대2 펠레스코어로 부산을 누르고 K리그 마지막 리그컵 타이틀을 들어올렸다. 비록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 이런 게 걸린 것은 아니지만, 이 대회를 통하여 다운되었던 울산 분위기는 다시 업 되었고, 이 대회로 인해 울산 서포터즈와 구단이 다시 으쌰으쌰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여섯번째 꼬리 : 8월의 악몽와 가을 징크스의 공존

 

(8월부터 10월까지 울산은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탔던 기간이다. 업&다운의 연속. 사진출처 스포탈코리아)

 

  컵대회 우승 버프를 받아서일까, 울산은 7월 리그 경기였던 강원과 전남과의 경기에서 연승행진을 달리면서 이제서야 후반기에 제대로 치고 올라가나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8월 첫주에 있었던 서울과의 홈경기부터 울산은 8월 한 달 동안 단 한 번도 경기에서 승리하질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FA컵 4강전도 수원에게 연장접전 끝에 3대2로 역전패 당해버렸으니 울산의 장및빛 미래에서 순식간에 안개가 자욱하여 앞이 보이질 않게 되었다. 하지만, 울산에게는 대대로 내려오던 '가을징크스'가 있었고, 그 징크스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가을경기에서만 절대적인 승률을 가지고 있던 울산은 제주원정을 시작으로 하여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돌아온 동해안더비에서 고창현의 그림같은 결승골로 인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8월 한달 내내 Low Low Low 였던 울산이 9월부터 계속 Up Up Up 이었으니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아주 제대로 탔던 기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울산은 이 덕분에 턱걸이로 2년 연속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었다.

 

 

마지막 꼬리 : 철퇴축구의 탄생, 잠시나마 행복했던 플레이오프

 

(6강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던 김신욱,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급성장하다니... 사진출처 스포탈코리아)

 

  사실 6강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울산은 절대로 서울을 꺾을 수 없을 것이며, 금방 짐싸서 집에 갈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울산팬들도 거의 체념한 상태). 하지만, 울산은 작년 플레이오프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이번 플레이오프의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울산은 특유의 철퇴처럼 크게 한 방 휘둘러 상대를 맞추면 상대를 그 자리에서 고꾸라뜨리는 일명 철퇴축구로 서울을 가차없이 내려쳤고, 부산을 잡고 올라온 수원을 상대로 한층 여유있는 플레이로 수원을 거의 지배하면서 2달 전 FA컵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그렇게 승부차기 끝에 수원을 잡은 울산은 김승규의 신들린 PK선방 2개와 설기현의 PK골로 라이벌인 포항에게 또다시 앙갚음을 하면서 그들을 아챔 플레이오프로 밀어버렸다. 그렇게 플레이오프에서 하얗게 불태워버렸던 울산은 거짓말처럼 챔피언결정전에서 전북을 상대로 2경기 전부 패하며, 전북이 리그 챔피언이 되는 걸 옆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비록 준우승이었지만, 울산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간 것만 하더라도 큰 쾌거였다. 덕분에 의도치 않았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까지 손에 쥐었으니깐 말이다. 울산도 나름 행복한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다.

 

 

<내가 선정하는 올시즌 베스트 11>

 

 

 

<올시즌 선수들 활약상에 대한 주관적 성적표>

 

곽태휘(A+) : 그의 존재감은 단순히 선수 한 명 그 이상이었다. 골넣는 수비수 뿐만 아니라 포백에서 그의 존재감은 마치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수비에 서있던 홍명보 같은 존재감이었다고나할까. 그의 수비리딩과 일대일마크와 전북전에 선보인 프리킥 능력까지. 그는 울산과 종신계약을 맺어야한다.

 

에스티벤(A+) : K리그 모든 팬들이 가장 탐내던 홀딩본좌. 기자들과 전문가들이 왜 에스티벤을 등한시 했는 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에스티벤의 커팅능력과 홀딩, 그리고 위치선정은 혼자서도 상대 중원 전체를 상대할 수 있다는걸 보여줬으며 콜롬비아산 마케렐레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줬다.

 

김영광(A0) : 김영광의 플레이는 이제 더이상 논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만큼 그는 울산의 넘버원 골키퍼로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올시즌에도 여실히 보여줬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위기의 순간일 때마다 보여주는 그의 선방은 울산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하다.

 

고슬기(A-) : 올시즌 울산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많이 발전한 선수를 꼽으라면 바로 고슬기라고 할만큼 그는 빠른 성장을 거두었다. BTB 능력과 미들라이커로써의 기질, 그리고 역습찬스에 활용될 수 있는 기동력과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수비가담력과 완급조절을 봤을 때, 그의 다음시즌은 기대해볼한하다.

 

최재수(A-) : 지난시즌에는 김동진 때문에 주로 로테이션으로 나왔으나, 올시즌에는 거의 전경기에 출장하면서 현영민이 떠나고 빈 울산의 왼쪽 풀백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히는 데 성공하였다. 울산 팀내 도움 1위일 정도로 정교한 크로스와 킥력을 자랑하며, 에스티벤과 호흡이 잘맞아 오버래핑으로 인한 뒷공간 문제도 시즌 도중 해결하였다.

 

김승규(A-) : 비록 올시즌 그가 출장한 경기는 한 경기에 그치지 않았지만, 김승규의 임팩트는 포항전 한경기로도 충분했다. PK 선방 2개와 포항의 슈팅공세에도 흔들림없는 모습, 90년생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괴물이었다. 김영광의 자리를 위협할만한 유망주라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재성(B+) : 염기훈을 내주고 이재성을 완전 영입한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곽태휘에 비해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수비수이긴 하지만, 높은 제공권과 빠른 발, 그리고 적극적인 수비가담과 마킹은 곽태휘의 파트너로써 제격이었고, 울산에서 보여준 모습 덕분에 국가대표 데뷔까지 하는 영광을 누렸다.

 

김신욱(B0) : 등번호를 9번으로 바꾸면서 본격적인 스트라이커로 나섰으나, 지나친 혹사 등으로 인해 컵대회의 모습에 비해 리그에서 그의 모습은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한단계 진화하면서 단순히 장신 스트라이커가 아닌 만능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용(B0) : 올시즌이 되서야 비로소 만개하기 시작한 젊은 풀백자원. 송종국의 부진과 경고누적을 틈타 선발로 나오기 시작한 후, 줄곧 선발로 나오면서 왕성한 오버래핑과 활동량으로 울산 측면수비를 앞으로 책임질 선수로 거듭났다. 최재수와 함께 기대할만한 선수.

 

이호(B0) : 사실 초중반만 하더라도 이호의 역할과 존재감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했고, 그 또한 울산 팀 내에서 약간 겉도는 분위기였다. 지속적인 경기 출장이 약이 되었는지 그도 후반기로 갈수록 폼이 올라왔고, 홀딩인 에스티벤 앞에서 고리 역할을 하면서 볼배급과 조율 등으로 울산 중원을 이끌며 예전모습으로 복귀했다.

 

김영삼(B0): 올시즌 상무에서 제대한 후, 울산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으나, 멀티플레이어 답게 이용이 슬럼프로 인해 빠진 오른쪽 풀백자리를 무난하게 소화하였고, 때로는 홀딩까지 올라와서 상대 중원을 일차저하는 데에도 좋은 옵션이었다. 김영삼은 개인적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강민수(B-) : 어느덧 져니맨이 되어버린 강민수는 수원을 떠나 울산으로 와서 비교적 잘 적응했다. 이제는 예전처럼 집중력 저하로 인한 수비실책이나 판단력 미스는 줄었들었지만, 후반기에 이재성에게 밀리면서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졌다. 그것이 챔결 2차전에 드러났던 게 조금 아쉬운 대목.

 

설기현(B-) : 등번호 10번까지 부여받으면서 실질적인 울산 에이스로 점찍었으나, 그의 폼이 예전으로 돌아오기엔 너무나도 오래 걸렸다. FA컵 수원과의 4강전을 계기로 하여 설기현은 활처럼 탄력성있는 크로스와 스피드, 그리고 테크닉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재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창현(B-) : 2011년 고창현은 울산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리그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국가대표에 소집되던 그였으나 슬럼프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자연스레 주전에서 서브로 밀려 벤치에서 시작하는 기간이 많아졌으나, 그래도 종종 보여주는 그의 마법은 여전히 살아있다.

 

박승일(B-) : 고창현이 부진으로 인해 측면윙어의 부재를 틈타, 후반기에 혜성처럼 등장한 중고신예. 리그에서 2골을 넣는 등 나름 임팩트있는 신고식을 하며 울산 윙어진의 새로운 보탬이 될 것이나,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에 좀 더 많이 가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많고, 플레이오프에선 다소 위축된 모습도 많았다.

 

루시오(C+) : 29억+정대선이라는 거액의 트레이드로 데려왔지만, 정작 울산에 와서 넣은 골은 단 한 골도 없다(그나마 넣은 게 수원과의 PK골). 그렇기에 먹튀라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방출명단에 올리라는 반응이 나왔으나, 전북과의 챔결에서 달라진 플레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재신임 받을 것 같다.

 

강진욱(C+) : 왼쪽/오른쪽 가릴 것 없이 측면 수비 모두 커버가 가능한 자원이었으나, 정작 경기에서는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질 못했다. 특히나, 강팀이나 템포가 빠른 팀을 만나는 경우에는 유독 당황하여 페이스에 말리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측면 수비 보강이 필요한 이 시점이다.

 

이진호(C0) : 이진호의 경우에는 개인이 못한 것보다는 주어진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평점을 매기기도 사실 뭐할 지경. 적은 출장기회가 많이 아쉬운 이 시점에서 이진호의 거취마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김호곤 감독이 그를 적극적으로 기용할 날은 언제쯤 오려나...

 

송종국(C-) : 사실상 실패한 영입 중 하나. 2월에 야심차게 영입했으나, 예전 2002년 월드컵 시절의 기량은 이제 더이상 찾아볼 수가 없고, 더군다나 이용에게 주전까지 밀렸으니 지난 7월에 송종국은 울산과 양자해지를 한 후, 중국으로 건너갔다.

 

나지+매그넘(F) : 그냥 잉여

 

 

김호곤(판단유보) : 그동안 3년간 그가 리그에서 보여줬던 성적을 감안한다면, 이번 플옵에서 김호곤 감독의 모습은 완전 극과 극이며 심지어 명장설까지 모락모락 피어나온다. 하지만, 선수교체 타이밍이나 사용할 카드가 매번 한정되어있고 불규칙적이라 전술 지시에도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내년 시즌이야말로 김호곤 감독을 재평가할 수 있는 시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판단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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