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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스 깜짝 컴백 효과'가 맨유에게 미치는 영향

J_Hyun_World 2012. 1. 12. 08:00

 

 

 

 

모두를 놀래켰던 폴 스콜스의 깜짝 컴백쇼

 

(맨시티와의 FA컵 64강전에서 은퇴했던 폴 스콜스가 모두를 놀래키는 깜짝 컴백을 단행했다)

 

  지난 주말인 1월 8일 잉글랜드 프리미엄리그 FA컵 64강전, 맨체스터 더비전에서 의외의 인물이 깜짝 등장하여 전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래켰다. 지난시즌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맨유의 레전드이자 맨유 원클럽맨인 폴 스콜스가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었다. 그의 깜짝 컴백은 맨유 팀동료들조차도 경기 당일 드레스룸에 가서야 알았을 정도이니 퍼거슨 감독이 그동안 꼭꼭 숨겨왔던 것이 분명했다. 기존의 그의 등번호인 18번은 올시즌 이적한 애슐리 영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스콜스는 비어있는 등번호인 22번을 받고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려 맨체스터 더비를 더욱 더 달구는 데 큰 몫을 하였다.

 

  이리하여 스콜스는 후반 14분, 경기에 안정적인 운영을 취할 겸 핵심 선수인 루이스 나니의 체력 안배를 고려하는 차원에서 나니 대신 경기장에 투입되면서 반년만에 컴백무대를 가졌다. 하지만 스콜스의 투입은 결코 좋은 선택이었는지는 조금 의심해봐야할 부분이었다. 그가 투입된 이후인 후반 19분, 스콜스의 패스를 가로챈 제임스 밀너가 아게로에게 크로스를 하여 두번째골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스콜스의 조율이나 패싱, 그리고 기습적인 중거리슛팅이 나오기는 했으나, 역시 6개월동안 쉬었다가 나오다보니 경기감각 면에서 약간 떨어진 면을 느낄 수 있었다.

 

  90분 종료 휘슬이 울리고, 맨유는 3대2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에게 제대로 찬물을 끼얹으면서 그들의 기세를 꺾었다(하지만 맨시티를 꺾었더니 32강 상대가 리버풀이야... 뭐이런...).  그리고 나서 화두가 된건 역시나 스콜스였다. 경기가 끝나고 난 후, 팬들 사이에선 스콜스의 경기력에 대하여 괜찮았다 혹은 별로였다는 등 극과극으로 갈리기도 했다. 스콜스는 올시즌 끝날때까지 6개월동안 깜짝 컴백을 가지면서 맨유의 잔여시즌을 함께하겠다고 밝혔고, 그동안 뛰고싶어서 몸이 근질거렸다는 등 피치 위로 돌아온 것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스콜스 효과의 긍정적 측면 : 부상 등으로 얇아진 중원에 크나큰 전력보탬

 

(클레버리와 플레쳐가 빠진 지금, 스콜스의 컴백은 상당히 끝내주는 타이밍이다)

 

  스콜스 컴백 효과의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뭐니뭐니해도 현재 부상 등으로 인하여 얇아진 맨유의 중원의 구세주와 같은 존재로 급부상할 것이다. 이전에도 내가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 지적했듯이 맨유의 중원은 몇년동안 계속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포지션이 되어버렸다. 그러한 상태에서 중원에 중심을 잡아주던 스콜스는 올시즌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러한 해법을 클레버리-안델송 조합으로 새롭게 끌고 나가보려 했었다.

 

  하지만 부상신이 강림함으로써 모든 것이 틀어져버렸다. 맨유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톰 클레버리는 잦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자주 이탈함으로써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는 시간보다 병원에 누워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사실 크리스마스즈음에 복귀라고 했지만, 아직도 그가 언제 복귀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러한 상황에 맨유 중원의 핵심인 대런 플레처까지 궤장성 대장염으로 인해 사실상 시즌아웃을 선고받았으니, 졸지에 핵심전력 둘을 잃어버린 맨유 중원은 도무지 해법이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퍼거슨 감독이 내린 특단의 조치가 바로 은퇴한 스콜스의 깜짝 컴백이었다. 스콜스의 컴백은 사실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맨유는 그동안 스콜스를 대체할 만한 선수를 찾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해야만 했고 스콜스가 은퇴한 이후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가줄 플레이메이커 또한 실종되어버렸다(오죽하면 루니가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와서 활동했던가). 스콜스가 돌아온 이상, 올시즌 끝날때까지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가줄 플레이메이커에 대한 부재를 더이상 찾을 필요가 없다. 이로써 퍼거슨 감독의 고민은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셈이다.

 

 

 

스콜스 효과의 부정적 측면 : 스콜스에 대한 의존도↑, 그래도 지워지지 않는 수비불안

 

(스콜스가 컴백했다해도, 퍼디낸드의 기량저하까지 커버해줄 수 있는게 아니다 사진출처 : 스포탈코리아)

 

  그러나 스콜스의 컴백이 언제나 긍정적인 요소만을 가져다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오히려 이 부정적인 측면 때문에 솔직히 조금 걱정되고 있다. 물론 스콜스 같은 레전드가 합류한다는 것은 구단의 분위기 전환이나 혹은 팀을 하나로 단결시키면서 사기를 높이는 데에는 최적의 방법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앙리가 임대를 통해 아스날로 리턴하니까 아스날의 사기가 엄청 올라가지 않았던가). 그러나 역으로 스콜스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더더욱 높아지게 되어 스콜스를 향한 부담감이 상당부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걱정할 점이 바로 퍼거슨 감독이 스콜스를 맹신한 나머지 겨울이적시장에서 중원보강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중원에 스콜스 이외에 박지성, 긱스, 캐릭 등이 있긴 하지만 이들을 가지고 잔여 경기 전부 다 소화하기엔 스쿼드가 부족한 감이 있고, 게다가 선수들의 나이 또한 서른줄을 넘겼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동안 겨울이적시장에서 보여줬던 퍼거슨 감독의 성향상 이번 겨울이적시장에도 스콜스 복귀를 끝으로 영입을 하지 않을 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한 불안감은 지울 수가 없다.

 

  하나 더 걱정되는 부분은, 스콜스가 아무리 돌아왔다고 한들 수비불안까지 해결해주진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중원과 함께 맨유는 수비진 또한 매우 흔들리고 있다. 맨시티와의 리턴매치에서 이겼다곤 하나, 후반 내내 보여줬던 수비불안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이 수비불안은 블랙번전과 뉴캐슬전에서도 여러번 지적되고 있다). 그 수비의 중심축이 되어야하는데 리오 퍼디낸드의 기량은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이의 영향탓인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선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미드필더인 폴 스콜스의 깜짝 컴백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엔 충분했고, 덕분에 맨유의 팀 내 분위기 반전에는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스콜스의 복귀는 한시적일 뿐이지 언제까지나 그 효과가 유효한 것은 아니다. 위태위태한 맨유가 다시 재정비하려면 스콜스 효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선수보강까지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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