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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yun의 유럽경기장 투어] 04. '클럽 이상의 클럽' 바르셀로나의 안방, 캄프 누

J_Hyun_World 2012. 9. 14. 08:00

 

 

  이탈리아 클럽들 투어에 이어 나는 지중해 라인을 따라서 바르셀로나로 가게 되었다. 2년 전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화산재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인테르와 경기하기 위해 밀라노로 갔던 적이 있었고, 이것 때문에 경기에서 패배하게 되었다고 토로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그 반대 루트로 니스에서 바르셀로나까지 가보았더니 그것이 그저 핑계가 아니었다. 11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니스에서 바르셀로나까지 간 시간은 그야말로 지옥원정이었고, 육로는 정말 불편하기에 그지 없었다. 11시간동안 기차 두 번 갈아타는 것도 고역이었는데, 이틀동안 버스타고 이동했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어떠했는지 이해가 된다.

 

 

  바르셀로나라는 클럽은 말그대로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클럽이고, 곧 바르샤가 이 도시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브랜드다. 바르셀로나 중앙역인 산츠역 내부에 바르샤 오피셜 스토어가 있으니 이정도면 바르샤라는 상품이 얼마나 히트 상품인지는 말 다한거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면 항상 바르샤 유니폼이 진열코너에 메인으로 걸려있고(바르셀로나=바르셀로나 축구팀이 가장 먼저 떠오르니 어찌보면 이게 당연한 이치일 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바르셀로나에서 유명한 해변가인 바르셀로네타에서도 수영복과 함께 바르샤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근데 재밌는건, 바르셀로나 기념품 가게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카시야스 유니폼도 간간히 걸려있는걸 볼 수 있다(응?).

 

 

 

(흔한 축덕도시의 구멍가게 규모의 오피셜 스토어, 사그리아 파밀리아 성당 근처)

 

 위의 사진은 내가 머물던 숙소 바로 옆블럭에 위치한 바르샤 오피셜 스토어다. 과장 조금 보태서 한블럭 건너면 오피셜 스토어가 있을만큼 바르셀로나 시내에선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구시가지를 돌다보면 바르샤 시즌권 티켓 판매하는 조그만한 가판대도 있다(거기 근처엔 많은 인파들이 왔다갔다하기에 사람들이 가끔 여기서 구매하기도 한다). 그에 반해 같은 바르셀로나 연고지를 쓰는 에스파뇰의 경우에는 완전 대조적이었다. 당시 8 3일 몽펠리에와 친선전한다고 홍보전단지가 길거리에 드문드문 붙어있긴 했지만, 거의 묻혔고, 더 슬픈 사실은 그 친선경기가 취소되었다는 것이다(아, 보러갈까 생각도 했는데...).

 

  서두가 길었던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캄프 누 투어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캄프 누는 바르셀로나 지하철 L5 라인 Collblanc 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면 보인다. 이렇게 말이다.

 

 

  거의 10만명 가까이를 수용한다는 캄프 누이지만, 경기장 외관은 그 정도 인원을 채울 정도로 안커보였다(다른 경기장들과 크기가 별반 다를 게 없어보이던...). 왜 이렇게 보이는지는 뒤로 넘어가서 설명하겠다.

 

 

  여기가 바르셀로나 투어 티켓 구매처 및 바르셀로나 경기 티켓 매표소다. 바르셀로나 투어 티켓은 국제학생증 할인 적용해서 17유로고,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바르셀로나 투어는 가이드가 없다. Self 투어다. 가이드가 투어 안해주냐고 물어봤더니, 저더러 알아서 정해진 코스로 돌면 된다는 답변만 여러번 돌아왔고, 외부에서 가이드가 대동해서 설명하지 않는 한 혼자 알아서 잘 살펴가야한다는 크나큰 단점이 있다. 그래서 Self 투어이기에 혼자서 뭐 어떤지 파악하기 힘들다면 오디오가이드를 이용해서 투어하길 바란다(뭐, 그렇다고 오디오가이드 없이 투어자체가 안되는건 아니고).

 

 

  바르셀로나가 그동안 들어올린 수많은 트로피다(너무 많아서 몇개인지 세다가 때려쳤다). 트로피 공간란 밑에는 특정시즌 선수들의 유니폼이 진열되어있는데, 메시, 푸욜, 사비, 이니에스타 같이 현직 선수들을 비롯 과거 선수들의 유니폼들도 진열되어있다. , 바르셀로나 박물관의 특징을 꼽으라면, 여기는 바르셀로나 축구팀에 관한 내용 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스포츠구단의 다른 종목 클럽들(농구, 배구, 핸드볼, 롤러 하키, 풋살팀)의 획득 트로피와 역사들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사실 바르셀로나 축구팀이 너무 부각되서 그런거지,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자체가 스포츠도시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모든 스포츠팀이 존재한다. 이런 점을 본다면 바르샤라는 축구팀이 아니라 그들이 내건 모토인 "클럽 이상의 클럽"을 반영하는 것 같다. 축구 이외에 바르셀로나라는 다른 스포츠 종목을 견제하는 팀은 현재 스페인 내에선 레알 마드리드가 유일하다(레알도 바르샤처럼 축구 이외에 다른 종목 클럽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축구를 제외한 다른 종목 국가대표팀은 바르샤+레알 선수들로만 채워진다며. 

 

 

(바르셀로나의 역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사진들과 사진 오른쪽 하단에 있는 것은 주장완장이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모든 정보가 간략하게 함축되어있는 데이터)

 

  이것은 지난번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있는 것과 똑같이 전/현직 선수들에 대한 간략한 정보 및 바르샤를 후원하는 국가 및 클럽들, 바르샤 회장명단 등등 여러가지 정보를 함축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 프로그램인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눌러대다보니 터치를 해도 반응이 엄청 느리거나 반응이 없다.

 

(이것은 바르샤 클럽 창단 50주년을 기념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걸린 바르샤 출신 선수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는가?)

 

 

 

  바로 바르샤에서 배출해낸 FIFA 올해의 선수상/발롱도르 수상자 명단이다. 그리고 여기 박물관에는 리오넬 메시가 획득한 FIFA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와 FIFA 발롱도르 트로피 또한 볼 수 있다("Pow메시er" 의 위엄).

 

 

  캄프 누 경기장 내부다. 외관과 달리 내부는 엄청나게 크게 보인다(가 아니라 엄청 크다). 외관이 내부에 비해 크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바르샤가 경기장을 3단으로 구성할 당시 피치를 땅으로 파서 만들다보니 제일 밑단 또한 땅을 파서 만든 것이다. 그렇기 떄문에 경기장 외곽을 보면 경기장이 2 경기장처럼 보이는 것이다.

 

(바르샤의 모토, "클럽 이상의 클럽")

 

 

  이것은 캄프 누에서 펼쳐졌던 중요한 경기들 목록이다(물론 바르샤가 홈팀으로 뛰지 않은 경기들 목록).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중요경기는 199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었던 맨유-바이에른 뮌헨 경기, 그리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경기였던 스페인-폴란드 경기, 그리고 카탈루냐-브라질 친선경기도 여기 캄프 누에서 치뤄졌다.

 

(이것은 캄프 누에 대한 역사를 설명한 것이다. 물론 이 사진은 그 설명의 일부일 뿐이다.)

 

(여기는 컨퍼런스 룸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밑에 사진이 바로 이 방의 내부구조)

 

 

(여기 스폰서들은 현재 바르샤를 후원해주고 있는 스폰서들이다.)

 

 

  여기가 복도에서 이뤄지는 간단한 인터뷰 공간입니다. 프레스룸은 사진촬영이 불가해서 찍질 못했다. 왜냐하면 프레스룸에서 빅이어 기념사진촬영 서비스로 구성되어있어서였다. 근데 재밌는건 그 빅이어와 함께 사진 찍는 사람들 중에서 포르투갈 홈레플(그것도 호날두 마킹)을 입은 포르투갈 꼬마아이가 패기넘치게 캄프 누에서 존재감을 빛냈다(예사롭지 않은 아해로다).

 

 

  여기는 드레싱룸, 이게 방문팀 드레싱룸인지 바르샤 드레싱룸인지는 모르겠는데, 위에 TV에서 보여주는 다른 팀 선수들을 봐선 여기가 방문팀 드레싱룸으로 추정된다(여기가 누구 드레싱룸인지 물어보려고 했으나, 관계자가 없어서 질문 실패).

 

(피치로 가는 복도, 이번시즌에 원정유니폼 색깔에 맞춰서 주황/노랑으로 벽면을 칠했다. 아, 망고생각남.)

 

 

(제일 밑단에서 바라본 캄프 누 피치)

 

(스페인 경기장 투어캠프하는 아해들이 캄프 누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었다) 

 

 

  젤 밑단 좌석으로 들어가기 위한 출입구, 마치 지하철 타러 내려가는 기분이랄까? 반면에 제일 상위층에 올라가려면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것, 나머지 하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인데, 계단타고 올라갈 때 마치 산행하는 기분을 체험하실 수 있다(그래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게 제일 나을 듯). 나는 엘리베이터라는 존재를 모른 채 계단타고 올라갔었다.

 

 

  여기는 스카이박스석으로 위장한 중계석이다. 여기서 캄프 누 경기를 중계한다고 보면 된다. 제일 꼭대기층에서 피치를 내려다보기 때문에 선수들을 놓칠 리는 없는데, 개인재량에 따라서 너무 높아서 고소공포증 혹은 멀미유발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함정이다. 바르샤 구단에서 골 터질 때 중계진들의 다양한 함성과 코멘트들을 틀어주는데, 저 자리에 앉아서 들으니까 마치 내가 중계진 빙의되는 것 같다. 중계석에 피치를 내려다볼 때 느낌이 마치 FM 바둑판 모드로 경기보는 느낌이랄까?

 

(중계석에서 내려다 본 벤치석)

 

 

  이 그림체, 상당히 낯익을 것이다. 바로 터키항공사 특유의 그림체인데, 이스탄불에서 프라하로 갈 때 터키항공사 비행기를 타면서 맨유선수들 그림은 수차례 봐왔지만, 여기서 바르샤 선수들 그림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왼쪽부터 푸욜, 사비, 이니에스타, 피케, 메시(터키항공사가 맨유 말고도 바르샤도 스폰서한다고 한다. 실제로 이스탄불-바르셀로나 운행도 터키항공사가 전담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바르샤 응원가 가사를 써놓았는데, 제일 왼쪽에는 카탈루냐어로 써놨고, 그 옆에는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해서 기록해놓았는데, 일어-중국어는 있으나 아직 한국어는 없다(승호야, 얼른 성장해서 자리잡아라)

 

 

 

  이것은 바르셀로나 모든 스포츠클럽 팀 영상과 스포츠클럽 팀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에 대한 소개다.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바르샤는 축구 뿐만 아니라 풋살, 농구, 배구, 핸드볼, 롤러 하키 등 전종목에서 명문 강팀으로 분류되어있고, 올림픽 선발 멤버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강력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바르셀로나 = 스포츠도시 라는 수식어는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이것은 바르샤 현지 서포터즈들의 섭팅 영상이다. 이렇게 찍어서 보여주니까 소름이 돋았다.)

 

(이것은 바르샤의 모든 시즌의 명경기 골만 담아서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영상들인데, 바르샤팬이라면 참 좋아할 것이다.)

 

 

 

  캄프 누와 함께 바르샤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경기장인데, 우리나라에선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이 꼽혔다(본격 부산팬들 자부심 돋게 만드는 선정).

 

  캄프 누 투어를 하면서 느낀건, 단순히 바르셀로나라는 축구클럽 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구단이 운영하는 모든 종목의 스포츠구단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강하다는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아무래도 바르셀로나가 카탈루냐인의 상징이기도 하다보니 그런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캄프 누 이외에 바르셀로나가 1992년에 올림픽 개최지이고 하니 번외로 올림픽경기장이 있는 몬주익도 방문하였다. 몬주익은 바르셀로나 지하철 L2 종점역인 Paral-lel 역에서 지하케이블카(사실 전동차에 가깝..)를 타고 올라가면 몬주익산 중반(?)까지 올라올 수 있는데, 거기서 본격적인 하이킹(?)이 시작된다. 지금에서야 밝히지만, 독일 퓌센에서 하이킹한 이후로 두번 다시 안할 줄 알았는데 몬주익을 방문하면서 다시 하이킹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몬주익 주변 사진이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바르셀로나 도시 풍경)

 

 (지는 해와 그 밑에 보이는 올림픽 성화 터)

 (몬주익산 정상에서 본 바르셀로나 앞바다 일부, 마치 내 고향 울산을 연상케 했다.)

(여기가 몬주익 스타디움. 황영조 선수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아무래도 올림픽 경기장을 산에다가 짓다보니 바르셀로나 사람들은 여기를 하이킹이나 조깅장소, 혹은 정상에서 좋은 전망대를 보기 위해 몬주익 산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몬주익산 정상에서 캄프 누는 안보인다. 거리가 제법 되기 때문에).

 

  그리고 현지에서 바르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바르샤 구단의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호나우딩요에 대해 너무 매몰차게 내쫓았다고 지적을 많이 했었다. 루머상으로 떠도는 스캔들이 결국 자초했다고는 하나, 사실 현재의 그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는 바르샤를 있게 한 장본인이 호나우딩요인데 호나우딩요에 대한 대접이 영 좋지 못했다. 실제로 박물관에 가보아도 호나우딩요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언급안되어있다(호나우딩요가 바르샤에서 공헌한 게 얼만데...). 그리고 사무엘 에투가 바르샤 있을 당시에 바르샤 infant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한다(오오, 에투 이 멋진 남자!!). 에투에게 아이가 넷이 있는데, 그중에 한 명이 infant팀에서 뛰었던 게 원인이 되어서 바르샤에서 뛰는 동안 그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리고 파브레가스가 바르샤에서 이적료 못맞춤에도 불구하고 자기 돈 써가면서 바르샤로 리턴한 이유도 이 유스 선수들 육성에 대한 의지가 어느정도 작용했다고 한다.

 

"해당 팀 1군 선수들이 그 팀의 유스 선수들을 직접 가르친다" 이러한 행동 하나가 자라나는 유스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며 클럽에 대한 충성심이나 프라이드도 더욱 강해지는 원동력이 된다. K리그 선수들 또한 시간이 나면 유스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면서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것 또한 우리가 장기적으로 탄탄하게 성장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나라 기업구단들 중 몇몇구단은 한 재단 안에 축구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의 클럽들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누구는 잘 지원하고 누구는 하등해서 대우할 게 아니라 그 재단 안에 속한 모든 클럽팀들이 자부심을 가지도록 기업구단들이 좀 형평성 있게 키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인기종목이든 비인기종목이든 모두 다 최선을 다해서 뛰는데 말이다. 우리라고 바르샤처럼 한 스포츠구단 안에 속한 다양한 스포츠종목클럽들이 자부심을 가지면 얼마나 좋은가(그런 점에서 외면당하는 비인기종목선수들과 구단들이 참 안타깝다고 느껴졌다)!! 진정한 스포츠클럽은 우승을 많이 한다고, 슈퍼스타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대단해지는 것이 아니다. 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2012년 8월 4일, 바르셀로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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