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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의 잉글랜드리그 편입설, 그리고 포츠머스의 파산이 주는 메시지

J_Hyun_World 2012. 3. 19. 08:00

 

 

 

(기성용과 차두리가 뛰는 셀틱이 만약 잉글랜드 리그로 편입된다면?)

 

셀틱의 잉글랜드리그 편입설??

 

  최근 스코틀랜드의 한 지역언론지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클럽의 양대산맥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선수인 기성용과 차두리가 뛰는 셀틱이 잉글랜드 3부리그인 리그1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었다. 이런 지역언론지의 보도에 대하여 셀틱의 닐 레논 감독은 셀틱이 잉글랜드의 최상위리그인 프리미엄리그로 편입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 셀틱의 프리미엄리그 입성 루머는 꽤나 오랫동안 떠돌던 떡밥이었으나, 주변의 반발이 상당했었다. The Sunday People 소식지는, 셀틱이 현재 주변의 시선을 무릅쓰고 잉글랜드 3부리그(리그 1) 편입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급진적인 추진은, 이번 여름 영국 3부리그에 편입하도록 계획되어있다마더웰과 레인저스에 21점이나 앞서있는 셀틱의 닐 레논 감독은 셀틱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셀틱의 윙어 재임스 포레스트와 미드필더 빅토르 완야마와 같은 선수를 지목하며, 이러한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경쟁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닐 레논 "사람들은 아직도 EPL이 멀리있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몇몇 측면에서는 맞습니다. 그러나 셀틱은 그곳에서 플레이 할 수 있고, 잘 할수 있습니다. 그 곳에서 몇위정도 할 지는 모르겠지만, 강등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의 경기수준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명성, 팬들의 지지, 전통 그리고 역사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가 그 곳에 무언가를 더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부터 셀틱과 EPL이 연결되어왔지만, 지금처럼 어느 리그에 편입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온 것은 최초임에 분명하다. 셀틱이 빠르게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 이유는 먼저 스코틀랜드 프리미엄리그(이하 SPL)의 경쟁력이 이제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셀틱이라는 클럽의 발전에 더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SPL리그 자체가 누가봐도 레인저스와 셀틱, 두 클럽 중 한 팀이 우승해버리는 안봐도 결과가 뻔한 리그형태였고, 이 두 팀과 나머지 팀들의 수준격차가 더이상 좁혀지지도 않는다(아예 몇몇 팀들은 승리에 대한 열망을 잃어버리거나 공중분해 위기까지 몰린 팀도 있다). 이런 와중에, 셀틱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인 레인저스마저 최근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해 승점 감점 및 법정관리까지 들어가버리면서 힘 하나 안들이고 셀틱의 독주체제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이 떨어지는 리그에서 우승해봐야 국제대회에 나가더라도 별 힘을 못쓰니 셀틱 입장에선 SPL에서 하루빨리 떠나고 싶을 것이다.

 

  다른 이유는 현재 심각한 재정악화로 파산한 포츠머스 때문이다. 포츠머스는 한때 EPL로 승격되어 첼시와 맨시티처럼 부자구단주를 두었던 팀으로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도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었다. 하지만, 무리하고 방만한 운영으로 인하여 포츠머스는 얼마 못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고, 게다가 구단주들이 이러한 재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종의 돌려막기처럼 다른 구단주에게 떠넘기고 떠넘기고 하다가 재정난 악화로 인한 승점감점을 떠앉으며 챔피언쉽으로 강등되었고, 그 재정난이 챔피언쉽에서도 해결되지 않자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현재 포츠머스는 2번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며 강등확정은 물론이겠거니와 자칫했다간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포츠머스라는 구단이 그놈의 돈 때문에 공중분해가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현재 선수 임금이나 전세기 등 온갖 빚더미에 앉아있다). 이러한 포츠머스가 공중분해로 인하여 리그에서 탈퇴하게 되면, 셀틱이 포츠머스의 자리로 들어가서 잉글랜드 클럽에 합류한다는 시나리오다. 현재 이 시나리오가 마냥 설로 끝날 것 같지 않은 게 현재 포츠머스를 위기에서 구해줄 구세주가 더이상 나타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포츠머스의 파산, 외부자본을 향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

 

(포츠머스의 파산은 외국자본의 유입이 결코 긍정적인 면만을 주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위에서 언급했던 포츠머스의 매각사태를 자세하게 풀어보자면, 포츠머스는 2006년 7월 러시아계 프랑스인인 알렉상드르 가이다막이 인수했었다. 가이다막의 아버지는 베이타르 예루살렘FC 소유주이며, 가이다막은 룩셈부르크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를 소유하는 대재벌 중 한 명이다. 하지만, 2009년 7월 21일 금융위기로 인하여 가이다막이 쫄딱 망하게 생기자, 그 여파로 포츠머스 구단도 동시에 붕괴될 위기에 쳐해지게 생겼다. 가이다막은 자신이 살기 위해 포츠머스 구단을 사우디의 부동산 재벌인 알리 알파라지에게 매각했다. 여기서부터 포츠머스의 패망의 길이 시작되었다.

 

  사우디의 부동산 재벌로 알려진 알리 알파라지는 극적으로 포츠머스를 위기에서 구했고, 포츠머스 감독으로 첼시 감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아브람 그랜트를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다시 포츠머스를 일으켜세우는가 싶었다. 하지만 알파라지는 축구 구단을 운영하는 게 자신의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지, 인수한 지 40일만인 2009년 10월 5일 아랍에미리트의 하이드라 프로퍼터즈의 최고경영자인 술라이만 알파힘에게 매각해버렸다. 알파힘의 경우에는 알파라지와 달리 스포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2008년 9월에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과 함께 맨시티 구단주 경력도 있었다. 하지만 알파힘은 2010년 홍콩사업가인 발람 체인라이에게  주식의 90%를 매각하면서 다시 한 번 포츠머스에 비수를 꽂는 행위를 저질렀다. 이 사이에 포츠머스는 재정난으로 인해 승점 10점이 감점되었고, 구단 사정에 맞물려 포츠머스 구단성적마저 엉망진창이었다. 체인라이에게 포츠머스가 넘어가긴 했지만,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결국엔 법정관리가 들어가면서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다. 이제는 더이상 구원의 손길도 보이지 않는다.

 

  포츠머스의 파산사례는 현재 전세계 축구판에 널리 펼쳐진 외부자본유입으로 운영하는 클럽들을 향한 일종의 경고메시지다. 물론, 첼시나 맨시티 같은 사례처럼 구단주의 구단을 향한 애정이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구단주들의 마르지 않는 오아시스같은 재력 뒷배경이 갖춰져있다면 크게 걱정할 일이 없다. 하지만, 모든 클럽들이 첼시나 맨시티처럼 안정적이지 못하다. EPL만 하더라도 외부자본으로 운영되는 팀이 첼시와 맨시티 이외에 맨유, 아스날, 리버풀, 아스톤 빌라, 선더랜드 등이 있는데, 특히나 아스톤 빌라나 선더랜드 같은 경우에는 빅클럽들과 다르게 외부자본으로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매 해마다 적자만 쌓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로만 아브라모비치나 만수르 알나하얀처럼 구단에 애정을 갖지 않는 한 외부자본가들도 구단을 운영하는 게 사실상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판단하고 손실이 크게 생긴다면 재빨리 구단을 매각할 방도를 찾으며 손 뺄 준비를 할 것이라는 점이다(현재 아스톤 빌라 구단주가 약간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현재 포츠머스는 죽음의 늪에 빠져버리는 바람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 한 줌의 재로 사라질 지도 모르게 생겼고, 그 자리를 셀틱이 대신 차지할 가능성이 생겼다. 셀틱이라는 클럽이 후에 EPL에 합류하게 된다면, EPL입장에서나 셀틱 입장에서나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한 편으로 포츠머스처럼 외부자본으로 운영하는 클럽들이 언제 제2의 포츠머스처럼 팽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아야 할 것이다. 외부자본, 그것은 결코 언제까지나 든든한 후원군이 아니라 언제 나를 베어버릴 지도 모르는 양날의 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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