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축구/이태리국

진격의 AS로마, 그들이 잘 나가는 이유는?

J_Hyun_World 2013. 11. 2. 11:39





진격의 AS로마, 파죽지세 10연승을 달리다


(10전 10승,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는 진격의 AS로마. 사진출처 - http://fulviobernardini.tistory.com)


  이번시즌 개막전 세리에A의 예상구도는 디펜딩 챔피언인 유벤투스에 향하여 알차게 보강한 나폴리나 피오렌티나, 그리고 밀라노 형제들의 도전으로 예상되었다. 10라운드에 접어든 지금, 어느정도 맞긴 하다. 유벤투스와 나폴리는 그 어느 시즌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피오렌티나는 주춤거리고 있긴 하지만 안방에서 유벤투스를 4대2로 격침시키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넘어서 굳건하게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AS로마다.


 AS로마도 다른 이탈리아 클럽처럼 명문 클럽이지만, 매번 그들의 발목을 잡는 '뒷심 부족'으로 우승의 문턱에서 무너지기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콩마'라는 별칭까지 얻곤 했다. 지난시즌만 하더라도 무자비한 닥공으로 인상은 깊었지만, 그만큼 수비가 허술했기에 심한 기복을 보이면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지지난 시즌은 7위에 머물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단의 재정악화까지 겹쳐서 선수들 지키기에도 상당히 애먹었었다. 그러한 여파로 감독도 세 시즌 동안 3번의 감독을 갈아치우는 등 분위기는 최악에 다다랐다. 이러했던 AS로마가 현재 2,3위인 나폴리와 유벤투스를 누르고 개막 후 10연승으로 세리에A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현재 모든 유럽리그에서 전승을 달리고 있는건 AS로마가 유일하다). AS로마가 나폴리나 유벤투스, 피오렌티나 등에 비해 유럽대회를 나가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긴 하지만,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분명 이변인 것은 사실이다. AS로마가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1. 새 감독, 뤼디 가르시아의 능력


(프랑스에서 건너온 뤼디 가르시아, AS로마를 새롭게 바꿔놓았다. 사진출처 - http://fulviobernardini.tistory.com)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어도, 그들을 사용하는 감독의 능력이 무능하다면 팀성적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진리는 예전에도 증명되어왔고,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사실로 보여주고 있다. AS로마 또한 감독 한사람의 능력이 얼만큼 큰 지를 새삼 보여주고 있다. 로마는 이번 여름에 릴을 5년동안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프랑스인 감독 뤼디 가르시아를 새 사령탑에 임명하였다. 그는 릴을 이끄는 동안, 리옹과 마르세유, PSG와 경쟁하면서 1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에당 아자르, 미첼 바스토스, 루도빅 오브라니악 등을 발굴하는 등 선수발굴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그 덕에 프랑스 리게 앙 올해의 감독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뤼디 가르시아가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수비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 시즌 제만식 2-0-8 닥공 여파로 50실점의 수모를 겪었던 로마였고, 수비가 안정화되는 것이 강팀의 지름길이기에 뤼디 가르시아는 로마의 수비부터 다져나갔다. 그 결과, 로마는 현재 10라운드 경기를 치룬 결과 1실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전에 AS로마가 최소실점 신기록(03-04 시즌 19실점)을 세운 바가 있는데, 지금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게 된다면 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뤼디 가르시아의 지도하에 로마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은 그 어느때보다도 대단하다. 골 먹힐 뻔한 상황에서도 수비수나 미드필더들이 악착같이 공을 걷어내는데, 다니엘레 데로시가 이기고 있는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고를 감수하고 실점하기 싫어 공을 걷어내는 모습이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 전술 또한 새롭게 바꿨다. 4-3-3 이라는 기본 틀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전방에 배치된 프란체스코 토티가 사실상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면서 경기를 조율하고 측면 윙포워드에 배치된 제르비뉴, 플로렌지, 라이치 등이 인사이드 포워드 역할로 쇄도하여 득점하는 형식의 뉴 제로톱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공격이 가능한 것은 데로시-스투르트먼-피아니치로 이어지는 중원의 짜임새 있는 공수조율 덕분이다. 득점력에서도 24득점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 기둥으로 활약중인 로마니스타들. 토티, 데로시, 그리고 플로렌지


(AS로마의 진격에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로마니스타들. 토티, 데로시, 그리고 플로렌지)


  로마가 이정도 활약하는 데 있어서 감독의 영향력도 있지만, 선수들이 빠르게 뤼디 가르시아식 전술에 녹아드는 것도 큰 장점이다. 특정 인물 구분없이 많은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중심축이 되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데, 바로 AS로마가 낳은 인물이자 로마의 적통인 프란체스코 토티와 다니엘레 데로시, 그리고 알레산드로 플로렌지이다.


  오로지 로마 한 클럽에서만 뛰고 있는 '로마의 황제' 프란체스코 토티는 낼모레 40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그 클래스는 여전하다. 기량이 떨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농익은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로마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서 토티의 역할이 중요한데, 포지션상으로 트레콰르티스타 위치에 있는데, 전방으로 올라가기 보단 1선과 2선 사이에 위치하면서 전체적인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이다. 중요한 경기인 인테르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골결정력은 물론이고, 팀 동료들에게는 환상적인 패스를 찔러주면서 화력이 크게 보탬이 되고 있다(이번시즌 현재 3골 6도움). '로마의 황위계승자' 인 다니엘레 데로시의 역할도 만만찮다. 매 이적시장마다 다른 빅클럽들의 영입대상으로 거론되지만, 팀에 대한 뛰어난 충성심을 보이면서 AS로마에 남았다. 센터백부터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역할 소화가 가능하며, 후방 플레이메이킹과 빌드업, 깔끔한 수비능력 등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두 선수는 월드클래스이기에 유명한 거야 놀라운 것은 아니다.


  토티와 데로시에 이어 새로운 로마 황위 계승자가 등장했으니, 그가 바로 알레산드로 플로렌지이다. 로마 유스출신인 그는 그동안 크게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아니였지만, 이탈리아 내에선 촉망받는 유망주이다. 현재 팀내 득점 1위는 플로렌지의 몫인데, 특출난 장점은 없어도 침투 타이밍이 빠르고, 전술적 활용가치가 상당히 높은 선수이다. 쉽게 비유하자면, 맨유에서 박지성같은 스타일이라고 보면 된다. 최근에는 프란델리 감독의 눈에 띄어 아주리 대표팀에 차출되어 주전급 활약을 하고 있다. 1991년생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차후 토티와 데로시의 뒤를 이어 로마의 상징적인 인물이 될 확률이 무척이나 크다. 




3. 효율적인 선수 영입 - 비싸게 팔고, 싸게 영입하고


(AS로마가 이번시즌 잘할 수 있었던 건 선수영입과 방출이 상당히 효과적이다.)


  AS로마가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로는 그들의 성공적인 여름 이적시장을 봐야한다. 이번 여름에 거의 1대1 대응식으로 영입했다. 로마가 에릭 라멜라와 마르퀴뇨스를 각각 토트넘과 PSG에 30m, 31.4m으로 팔아넘기고, 득점을 책임져주던 파블로 오스발도도 15.1m에 사우스햄튼으로 넘겼다. 그리고 그들을 판 돈으로 아뎀 랴이치(11m)와 메흐디 베나티아(13.5m), 제르비뉴(8m), 마이콘(자유계약), 케빈 스투르트먼(16.5m), 그리고 모르건 데산치스(0.5m)까지 알짜배기 영입을 했다는 점이다. 단순수치상으로는 34m 이득을 챙긴 셈이다.


 특히나 유럽에서 주목받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주전미드필더인 스트루트먼을 영입한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188cm의 탄탄한 체격에 볼키핑과 공수조절 능력이 뛰어나 데로시-피아니치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아스날에서 계륵이었던 제르비뉴도 옛 은사이기도 한 뤼디 가르시아를 만나 릴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또 골문이 불안했던 점을 모르간 데산치스를 데려오면서 실점 최소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방출]
에릭 라멜라(→토트넘) : 30m
마르퀴뇨스(→PSG) : 31.4m

오스발도(→사우스햄튼) : 15.1m

보얀(→바르셀로나) : 13m

파나요티스 타치시디스(→카타니아) : 3m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크(→풀럼) : 5.6m



[영입]
아뎀 랴이치(피오렌티나) : 11m

메흐디 베나티아(우디네세) : 13.5m

제르비뉴(아스날→) : 8m

마이콘(맨시티) : 프리

케빈 스트루트먼(PSV) : 16.5m

모르간 데산치스(나폴리) : 0.5m




AS로마가 보완해야 할 부분 - 토티의 공백, 그리고 얇은 선수층


  최근 10연승의 기세 덕분에 스쿠테토 배팅률도 유벤투스 다음으로 2위에 올라서있다. 그만큼 AS로마의 기세가 대단하다는 것이 반영된 셈이다. 인테르와 나폴리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점을 보면, AS로마도 충분히 스쿠테토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하는 것이다. 하지만 로마가 10여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다음시즌 챔스 진출을 목표로 한다면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 현재 부상으로 아웃되어있는 토티의 공백이 사뭇 크다. 토티라는 존재자체가 대체불가에 가깝기에 플랜B를 꺼내야 하며, 뤼디 가르시아 감독 또한 보리엘로, 랴이치, 데스트로, 마르퀴뇨 같은 다른 공격옵션을 활용하려고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리고 AS로마의 선수층이 두꺼운 편도 아닐뿐더러, 왼쪽 풀백인 페데리코 발자레티의 폼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기에 왼쪽 풀백 등 취약한 포지션 보강도 필수다. 



 

  현재 AS로마의 기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섭다. 뤼디 가르시아가 확실하게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심어놓은 덕분에 선수들은 '절대 지지 않겠다', '실점은 용납할 수 없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매경기마다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2000-2001 시즌 이후 로마가 다시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당분간 그들을 막아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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