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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테즈가 떠난 인테르 감독으로 올 자는 과연 누구??

J_Hyun_World 2010. 12. 24. 21:26

 

 

  부임한 지 6개월만에 라파 베니테즈는 인테르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시즌 트레블 달성을 했던 디펜딩 챔피언으로썬 도무지 믿기기 힘든 형편없는 경기력, 그리고 그칠 줄 모르는 추락. 제 아무리 '성인군자'라 불리던 마시모 모라티 인테르 구단주도 인내심이 다다랐다. 클럽 월드컵 우승을 하면 그냥 넘어가겠다고 했었으나, 클럽 월드컵 우승 후에 했던 베니테즈의 인터뷰가 아무래도 모라티 구단주를 제대로 자극했었지 않나 싶다. 어쨌든, 이제 인테르에겐 한줄기 빛이 생겼고, 인테르의 부진 덕에 재미를 보고 있던 AC밀란, 유벤투스, 나폴리, 라치오 등은 안타까워(?) 하고 있다.

  베니테즈가 남기고 간 인테르 감독으로 과연 누가 올 것인가?

 

 

 

1. 파비오 카펠로

  '우승청부사' 파비오 카펠로가 가장 먼저 언급되었다. 그가 AC밀란, 유벤투스, AS로마,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휘봉을 잡았을 때,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놓쳐본 적이 없다는 건 해외축구팬이라면 다 아는 사실. 그가 들어올린 컵이 이미 그의 역량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으니 능력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저주받은 국가대표팀' 잉글랜드 감독으로 간 이후, 그도 잉글랜드를 구제하진 못하고 있다. 그래서 벌써 카펠로 감독의 후임으로 해리 레드납 토튼햄 감독이 내정된 상태라 카펠로를 전면압박하고 있다. 그렇기에 큰 돈을 쓰면서 잉글랜드 축구협회를 잘 구슬린다면 데려올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그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잉글랜드를 떠난다면, 분명 그의 업적에 치명타가 될 것이기에 카펠로가 섣불리 움직이진 않을 것이다. 또한, 고집 또한 워낙 강하기에 어쩌면 베니테즈 때보다 더 심각한 분위기를 몰고 올 지도 모른다(레알 마드리드 시절, 베컴을 그저 자기 전술과 안맞다고 일방적으로 벤치로 내쳤던 걸 떠올려보라).

 

 

 

2. 루치아노 스팔레티

  '전술가' 스팔레티 감독의 이탈리아 리턴설도 돌고 있다. 그는 AS로마 부임 시절에 2번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과 1번의 수페르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이끌었고, 러시아의 제니트로 부임하여 순항하고 있다. UEFA에선 6전 전승으로 32강전에 진출했고, 러시아리그에서도 제니트 돌풍이 불고 있다. 그런 영향으로 최근에 스팔레티는 제니트와 거액에 재계약을 맺었다. 그렇기에 인테르가 엄청난 거금을 들여가면서 스팔레티를 빼내올 가능성은 많지는 않다.

 

 

 

3. 레오나르두

  아직 오피셜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현지에선 거의 거피셜급으로 확정되어가는 분위기라고 한다. 분명 감독 경험이 위의 두 감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여 전술적인 면에선 약점으로 지목되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단결력으로 지난 시즌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삐걱거리던 AC밀란을 3위로 올려놓은 것에 커버 되었다.

  선수시절부터 줄곧 밀란맨이었기에 라이벌팀에 옮겨가는 것이 가능할까 의문점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지만, 그건 전혀 문제될 일이 없다. 레오나르두는 3위에 올려놨음에도 베를루스코니 밀란 구단주와 마찰을 빚으며 경질되었는데다가, 맨유 레전드였던 마크 휴즈감독도 맨시티 감독으로 있었던 사례들을 보면 감독신분에선 딱히 지역라이벌에 구속되진 않는다. 그렇기에 여러모로 레오나르두 감독에겐 적합하다. 현재 그는 밀라노에 거주하고 있고, 인테르 감독으로 부임한다면 안방더비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복수극을 펼칠 지도 모른다.

 

 

 

4. 둥가

  브라질 현지팬들에겐 브라질 삼바 특유의 화려함이 없다고 무지하게 욕을 얻어먹었지만, 그외 다른 이들에겐 환상적인 전술이라고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카운터어택을 날리는 그의 스타일은 과거 무리뉴 시절의 인테르 전술과 유사하기에 전술적으론 적합하고, 둥가 본인도 세리에 A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기에 적응하긴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도 클럽팀 감독을 맡아본 경험이 없기에 자칫하다간 스콜라리의 첼시꼴 날 지도 모른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클럽팀과 국가대표팀은 애초에 선수구성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을 거다.

 

 

5. 그 외

  이 외에도 왈테르 젱가&쥐세페 바레시 인테르 콤비도 물망에 올랐다. 두 사람은 일단 80년대 인테르에서 한솥도시락 치킨마요를 같이 시켜먹던 사이이기에 누구보다도 인테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젱가는 팔레르모를 말아먹고 현재 중동으로 가 있고, 현재 인테르 수석코치로 있는 바레시의 경우에는 감독직으로 승격된다고 해서 한시적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그리고 '포스트 무리뉴'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포르투 감독도 명단에 올랐다. 보아스는 포르투부터 인테르까지 무리뉴를 보좌했던 핵심인물로, 지난 시즌 무리뉴로부터 독립해 아카데미카를 포르투갈 리그 11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올 여름 친정팀 포르투 감독직에 올라 현재 포르투의 리그 무패 행진(12승 2무)을 이끌고 있을 뿐 아니라 유로파 리그에서도 무패로 32강에 안착했다. 하지만 그가 친정팀에서의 성공을 뒤로 하고 시즌 도중 인테르 감독직에 부임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데다가 77년생에 불과한 젊은 초년 감독에게 인테르가 지휘봉을 맡기는 것에 막상 맡기려고 하진 않을 것이다.

 

 

6. 무리뉴 임팩트(?)

  확실히 조세 무리뉴 감독이 클럽을 맡았을 때, 클럽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그 날뛰던 수뇌부들 마저도 무리뉴 앞에서 설설 기고 있는 수준이니까...). 그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그의 후임으로 오는 감독들은 길어봐야 1년도 못넘겼던 감독들이 대다수다. 그만큼 무리뉴가 거쳐갔던 클럽들은 무리뉴에 대한 향수가 아직도 남아있는데다가, 후임으로 오는 감독들도 무리뉴가 쌓아올린 업적이 심하게 부담스러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히딩크가 로만의 SOS로 첼시에서 단기알바한 걸 시작으로 안첼로티가 첼시에서 무리뉴의 향수를 점차 잊혀지게 만들듯이 인테르 또한 조만간 무리뉴 임팩트를 서서히 진정시킨 구원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무리뉴 임팩트와 동등한 사나이가 나타난다면, 후반기에 인테르의 역습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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