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배신의 이적' 그 후, 마리오 괴체의 삶
('충격', '배신' 두 단어로 정의되는 마리오 괴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시즌 중이라 파장은 매우 컸다.)
2013년 4월 23일, 아직 시즌이 진행 중이었던 분데스리가를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초대형 뉴스가 보도되었다. 도르트문트의 아이돌로 군림하던 마리오 괴체가 돌연 라이벌 팀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게 되었고, 이는 도르트문트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보도되었다. 보통 이런 소식의 경우, 시즌 종료 후나 프리 시즌 때 일제히 보도되곤 하는데, 가뜩이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대결이 성사된 것이 확정난 상황에서 보도되었으니, 도르트문트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과 배신감이 밀려왔다. 때마침 결승전에서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던 괴체는 여론의 반응을 제법 의식하고 있었고, 윔블리 스타디움에서 터져나오는 골에 마음 편히 표현하지 못했다. 카메라 또한 그의 얼굴을 자주 잡아주고 있었다. 바이에른은 그의 바이아웃 금액인 3,700만 유로를 질러 꿀벌군단의 사수를 저지하였고, 괴체에게 높은 연봉을 약속하면서 그를 독일 남부로 데리고 왔다.
펩 과르디올라 체제의 시작과 함께 그의 뮌헨 생활은 시작되었다. 초창기 괴체는 부상 여파와 막강한 경쟁자들(토마스 뮐러, 토니 크로스 등), 그리고 과르디올라의 전술 때문에 쉽게 녹아들지 못해 주전이 아닌 교체 멤버로 출장하곤 하였다. 하지만 윙어, 제로톱 등 낯선 포지션에도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마리오 괴체는 바이에른의 또다른 에이스로 성장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매시즌 윈터 브레이크에 돌입하기 전까지, 마리오 괴체는 그 어떤 선수들 못지 않게 속칭 '날라다녔다' 고 평가할 정도였다. 하지만 후반기에 접어들 때마다 이상하게도 마리오 괴체는 우울해져만 갔다.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감독으로 있는 3시즌 동안 후반기엔 마리오 괴체보다는 다른 선수들을 선호해왔다. 같은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바이에른의 에이스인 토마스 뮐러는 그렇다쳐도,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하는 세바스티안 로데보다 출전기회를 적게 부여받고 있다는 점에선 이 92년생 슈퍼스타의 자존심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결정적으로,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자신이 가장 잘 뛰는 '10번(=공격형 미드필더, 플레이메이커)' 자리에서 거의 뛰어본 적이 없다는 게 그를 납득시킬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언론들은 괴체의 뮌헨생활이 행복하지 못하다며 일종의 래퍼토리처럼 보도했고, 그럴 때마다 괴체의 이적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었다. 윈터 브레이크 종료 직후부터는 괴체가 세리에A의 최강자인 유벤투스와 강하게 연결되었고, 최근에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위르겐 클롭과 재회할 것이라면서 그의 리버풀 이적설까지 나돌고 있다. 그럴 때마다 마리오 괴체는 바이에른에서 잔류할 것이라는 반박 기사가 나왔고, 실제로 뮌헨이 자신의 고향과 가깝기에 괴체 입장에서는 쉽게 떠날 리가 만무했다. 바이에른 보드진 또한 그의 이적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더보이를 데려오기 위해 독일의 거인은 무려 3,700만 유로라는 거액을 투자했고, 그의 연봉으로 1,200만 유로를 보장하고 있다. 게다가 아직 23살에 잠재성이 전부 발휘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의 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나갈 것 같은 괴체보다 오히려 수장인 과르디올라가 이번 여름에 독일을 떠나 영국으로 건너가는 게 확정되었기에, 아직까지 괴체의 뮌헨 생활을 제법 살 만 한 것이다.
괴체의 뮌핸 생활 '새로운 변수', 카를로 안첼로티
(바이에른은 맨체스터로 떠난 펩의 후임자로 '우승청부사' 카를로 안첼로티를 데려오면서 독주를 다짐했다.)
바이에른은 이번 여름에 맨체스터 시티의 새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를 대체할 감독을 물색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우승청부사'로 소문난 카를로 안첼로티가 그 주인공이었다. 안첼로티는 독일로 건너오기 이전에, 빅클럽(AC밀란-첼시-PSG-레알마드리드)에서 전부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바이에른이 원하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만 3개를 들어올린 명장 반열에 올라선 인물이다. AC밀란에서 장기집권했을 때에는 두 번이나 빅이어를 들어올렸고, 마드리드에서 머물 때에는 그들에게 '라 데시마(10회 우승)' 를 선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안첼로티는 바이에른 이외에 제니트에서 먼저 오퍼를 받은 상태였고, 제니트는 그에게 뮌헨보다 더 높은 연봉을 제시했으나, 안첼로티는 도전보다 안정적인 바이에른 뮌헨을 택하면서 이로써 바이에른의 '하인케스-과르디올라-안첼로티' 라는 막강한 체제를 만들어냈다. 허나, 안첼로티가 지휘봉을 잡게 되면 자연스레 과르디올라의 기존 변칙적 3-4-3 를 탈피하고, 4-4-2로 변모할 것이라는 점이다.
안첼로티는 익히 잘 알려진 '4-4-2 포메이션 신봉자'다. AC밀란에서 8년동안 머무르면서 그는 4-4-2 다이아몬드를 즐겨썼고, 이를 앞세워 세계를 정복하기도 했다. 첼시에서도 그는 4-4-2 다이아몬드를 썼고, PSG를 거쳐 레알 마드리드에선 4-3-3 과 4-4-2 플랫을 혼용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마리오 괴체는 4-2-3-1 포메이션에서 2선, 그것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가장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데, 4-2-3-1 를 사용하지 않는 안첼로티가 과연 괴체를 기용할 것이냐, 기용한다면 어떻게 쓸 지가 문제다.
(스카이보드가 예측한 안첼로티의 바이에른 예상 라인업, 괴체는 3안에서야 겨우 주전으로 등장한다)
많은 언론들은 안첼로티가 바이에른에서 4-4-2 다이아몬드로 회귀할 것이라 밝혔고, 스카이보드는 안첼로티의 바이에른 라인업을 1안부터 3안까지 예측했다. 위 그림에서 보았을 때, 괴체는 다이아몬드의 꼭지점 포지션에 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인데, 문제는 저 꼭지점 자리의 주전경쟁이 상당히 심하다는 점이다. 바이에른의 실질적인 에이스인 토마스 뮐러를 비롯하여, 로벤의 환상의 파트너인 프랭크 리베리, 로벤과 리베리의 포지션에 뛰면서 그들을 완벽히 대체해 올시즌 급부상한 더글라스 코스타, 코스타와 함께 'Co-Co' 라인을 형성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킹슬레 코망, 3선에서도 소화가능한 티아고 알칸타라 또한 꼭지점의 경쟁자다. 어쩌면 과르디올라 체제보다 더 치열한 주전경쟁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안첼로티가 사용한 전술의 면면만 따졌을 때에는 괴체의 잔류 가능성은 점점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안첼로티가 오더라도 작용되는 또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바이에른 보드진의 입김이다. 앞서 강조했듯이, 바이에른은 자국의 뛰어난 유망주를 바이에른에서 다른 클럽(또는 해외로)으로 보내길 원치 않는다(크로스나 슈바인슈타이거처럼 괴체가 공개적으로 구단에 불만을 갖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그렇기에 바이에른은 괴체를 사용하라고 안첼로티를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첼로티 또한 어떻게든 해당 클럽팀의 선수들을 자신의 전술에 잘 살려내기로 유명하다. 마드리드에서도 앙헬 디마리아와 이스코를 중원의 3 자리에 기용하여 그들의 새로운 재능을 살려 팀에 융화된 것은 축구팬들이라면 익히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괴체 또한 그들의 전례를 답보할 수도 있다.
이번 여름에도 마리오 괴체는 뮌헨에서 보낼 수 있을까?
(마리오 괴체, 그는 과연 바이에른에 잔류할 것인가? 아니면 떠날 것인가?)
분명 뮌헨으로 이주한 이후부터 괴체의 삶이 그리 행복해 보이진 않았다. 좋은 기량을 선보이면서 자리를 잡으려고 하면 부상 또한 다른 이유로 주전 자리에서 밀려나는 등 과르디올라의 '반쪽 주전' 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괴체의 동료 또는 그의 경쟁자들은 오히려 괴체보다 더 유리한 고지에 있거나 자신들의 이름을 유럽 전역에 널리널리 퍼뜨리고 있다. 바이에른에서만 괴체가 우울할 뿐, 알리안츠 아레나를 벗어나면 괴체의 인기는 여전하다. 바이에른 뮌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른 빅클럽들은 크랙 기질과 10번의 역할에 뛰어난 괴체를 데려오기 위해 총알을 장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괴체의 태도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지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가 독일의 거인클럽에서 끝까지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금 모습보다도 더 노력해야 한다. 그의 국가대표 팀메이트인 메수트 외질처럼 괴체는 지금보다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그도 생존할 수 있고, 클럽인 바이에른에게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Win-Win 전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여름이 다가오기 전까지 그 어떤 확신도 할 수 없다. 괴체가 지난 여름처럼 남게 될 지, 아니면 바이에른과 좋지 않게 이별했던 다른 "마리오들(마리오 고메즈, 마리오 만주키치)" 의 전처를 밟게 될 지를 말이다. 어쩌면 유로 2016이 괴체에 있어서는 반등의 기회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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