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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 EPL 전반기리뷰 2. 이변의 팀(상승세)] 선더랜드의 난(亂)

J_Hyun_World 2011. 1. 3. 02:29

 

 

  [2010/11 EPL 전반기리뷰 1. 최고 이적생] 편에 이어서 2010/11 EPL 전반기에 '강한 한 획'을 긋고 있는 팀을 조명해보려고 한다. EPL 이번 시즌은 유난히 중상위권 팀들의 반란이 돋보이고 있다. 이미 기존의 빅4 체제에서 리버풀은 멀찌감히 Knock-Out 되어 저멀리 굴러가버렸고(감독 하나의 영향이 이정도라는거), 남은 1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맨시티와 토튼햄의 경쟁, 그리고 볼튼, 선더랜드, 뉴캐슬, 웨스트브롬위치, 블랙풀의 브레이크로 빅3(맨유, 첼시, 아스날)도 많이 주춤거리고 있다.

  국내에선 '블루드래곤' 이청용의 볼튼의 상승세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기사나 블로그를 많이 보았다. 물론, 이청용을 위시로 한 코일감독의 다이나믹한 볼튼의 전술은 분명 기존의 단조롭기에 그지없던 킥앤러쉬를 파괴했고, 반칙왕 케빈 데이비스의 카드 수집을 막아서며, 영 시원찮던 엘만더를 '스웨덴 호날두'로 만드는 등 엄청난 혁명을 일궈낸 것은 사실.

  하지만, 나는 볼튼보다 이 팀이야말로 이번시즌 진정한 돌풍의 팀, 아니 거대한 태풍의 눈이 아닌가 싶다. 바로 선더랜드.

 

2010/11 EPL 최고의 돌풍의 팀 : 선더랜드

 

 

  현재 2010/11 EPL 21라운드가 지난 시점에서 선더랜드는  7승 9무 5패 승점 30점에 24득점 22실점을 기록하며, 리그 6위에 랭크되어있다(1월 2일 기준). 청량리의 볼튼보다도 한 계단 더 위에 위치하고 있다. 선더랜드와 볼튼은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으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시즌 EPL 강팀을 차례차례 격파시킨 장본인이다.

  1대0(승,맨시티전), 1대1(무,아스날전), 2대2(무,리버풀전), 0대0(무,맨유전. 리턴경기에선 2대0으로 맨유승), 1대1(무,토튼햄전), 3대0(승,첼시전). 이번시즌 선더랜드가 EPL 우승후보들과 붙은 전적이다. 전부 그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진정한 강팀킬러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첼시를 부진의 늪으로 빠뜨렸던 장본인이 바로 선더랜드이기도 했다(비록 북동부 지역 라이벌인 뉴캐슬원정에서 굴욕적인 대패를 당하긴 했지만).

 

 1. '리틀 맨유'를 만들고 있는 스티브 브루스 감독

 

 

  아시다시피, 현재 선더랜드 감독으로 있는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맨유의 레전드 수비수 출신으로 퍼거슨사단의 일원이었다. 그는 위건같은 중위권 팀 전문으로 유명했고, 저비용 알짜배기 선수들을 100% 발휘할 줄 아는 숨겨진 '명장'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그가 오기 전에 선더랜드는 잘해봐야 중위권, 한 때 부진했을 때에는 강등도 몇 번 당했던 약체 팀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가 오고 나서 선더랜드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브루스감독은 자신이 맨유커넥션이라는 '인맥'을 이용하여 맨유출신의 유망주들을 맨유에서 쉽게 임대해오거나 싸게 데려올 수 있었다. 현재 선더랜드에서 뛰고 있는 맨유 출신 선수만 해도 필 바슬리, 키에런 리차드슨, 프레이져 캠벨, 대니 웰벡 등이 포진하고 있다(어거지로 하나 더 끼워맞추면 선더랜드 수비수인 안톤 퍼디낸드 형은 맨유의 핵심인 리오 퍼디낸드다). 바슬리나 리차드슨, 캠벨, 웰벡 같은 경우에는 맨유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었다. 그래서 선더랜드로 새 둥지를 틀고 난 이후에 그동안 펴지 못했던 기량을 만개하는 등 선더랜드에 엄청난 영향력을 보태주고 있다.

 또한 네뎀 오누오하처럼 임대로 데려오거나 젠덴이나 말브랑크처럼 현재 몸값이 싼 노장들을 기용하며 적절한 신구조화로 팀밸런스를 맞추며 브루스의 전술적 역량까지 더해져 현재 강팀 킬러의 면모를 유난히 과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2. 선더랜드의 새로운 구세주, 아사모아 기안

 

 

  이번 시즌 선더랜드의 주포였던 켄와인 존스를 스토크 시티로 보낸 후, 선더랜드는 존스의 대체자로 여름 이적시장 막판에 프랑스에서 아사모아 기안을 극적으로 데려왔다. 기안은 이미 2006 독일월드컵 때 한국vs가나의 평가전에서도 뛰었기에 우리에겐 매우 친숙한 얼굴이다. 그를 데려올 때 사용한 금액은 무려 240억원, 선더랜드 구단 내 최고 이적료를 갱신했다.

  첫시즌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선더랜드에서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86cm이라는 큰 키와 2006 독일 월드컵 때부터 주특기였던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능력으로 상대팀 수비를 교란시키며, 파트너인 데런 벤트의 득점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확실히 기안과 함께 호흡을 맞춘 뒤로는 벤트가 집중마크 당하는 횟수가 적어졌다. 또한 기안은 17경기 6골을 기록하며 매우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어 스티브 브루스 감독을 물론, 선더랜드 서포터즈를 흥분시키고 있다.

  그의 활약은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다가 아니다.최근 아사모아 기안은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공격수인 디디에르 드록바, 사무엘 에투와 나란히 올해의 아프리카 선수 후보에 까지 올라섰다. 아쉽게도 올해의 아프리카 선수는 사무엘 에투에게 돌아갔지만, 85년생이기에 그가 더 보여줄 잠재력 또한 풍부하다. 그렇기에 브루스 감독은 기안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3. 임대생들의 포텐셜 대폭발 : 대니 웰벡, 네덤 오누오하

 

  선더랜드에서 기안의 활약 이외에도 임대생들의 활약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임대생들은 맨체스터 로컬 보이들이다.

  최근 선더랜드에서 기안 못지 않게 공격진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대니 웰벡. 그는 10여년만에 발굴해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출신 공격수며, 맨체스터 로컬보이. 그의 스타일은 맨시티의 아데바요르나 포츠머스 소속이었던 카누와 흡사하다. 하지만, 맨유에서 출장 기회가 적었기에 퍼거슨 감독은 평소 친분이 있는 브루스 감독이 있는 선더랜드로 그를 임대보냈다.

  선더랜드로 오자마자 그는 터질듯 안터졌던 포텐셜이 터지기 시작했다. 기안과 같이 현재 6골을 기록중이지만, 그의 골은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것이기에 엄청난 가치가 있는 골이었다. 특히, 첼시원정 경기에서 3대0 완승을 거두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그의 최근 공격수와 윙어를 오고가며 활약을 펼친 덕분에 선더랜드는 그를 완전 이적시키고 싶어하는 반면, 맨유는 그의 활약을 보고 다음 시즌 스쿼드에 벌써 웰벡의 자리를 만들어놓는 중이다(기안은 잉글랜드/가나 이중국적이지만,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을 선호하고 있다).  

 

 

  웰벡 못지 않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임대생인 네덤 오누오하. 그도 역시 맨체스터 로컬보이, 허나 그는 웰벡과 달리 맨체스터 시티 유스출신이다. 그의 포지션은 원래 센터백이지만, 케빈 키건 감독이 맨시티에 있었을 때, 그에게 패스훈련을 시킨 덕분에 좌우 풀백 또한 소화가 가능하다.

  최근 맨시티의 오일머니로 초호화 선수들이 스쿼드를 채워나감으로 인해 그는 후보선수로 밀려나게 되었고, 결국 선더랜드로 임대오게 되었다. 원래 선더랜드의 라이트백은 필 바슬리가 주전이었으나, 수비력이 불안한데다가 백업요원이 마땅히 없었던 터였다. 그는 선더랜드로 오자마자 필 바슬리를 밀어내고 오른쪽 풀백을 꿰차며, 주전으로 도약하였고, 선더랜드 포백 라인의 한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런 활약 덕분에 오누오하 본인 또한 상당히 만족해하고 있으며, 선더랜드는 오누오하에 대해 임대 연장 또는 완전 이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오누오하도 웰벡처럼 잉글랜드 국가대표 승선을 목표로 두고 있는데,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그에게 나이지리아 국가대표로 뛰어달라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4. 선더랜드에 혜성처럼 나타난 루키, 조단 핸더슨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선더랜드의 등번호 10번은 키에런 리차드슨의 등번호였다. 하지만, 올시즌부터 리차드슨은 등번호를 3번으로 바꿨다. 물론 포지션 전향의 영향도 있지만, 이 루키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바로 조단 핸더슨, 선더랜드의 Hot한 루키이자, 잉글랜드를 대표할 차세대 스타다.

  핸더슨도 오누오하와 웰벡처럼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를 거쳤으며, 청대시절엔 천재 미드필더로 이미 명성을 날렸다. 그리고 올시즌 선더랜드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소화하며 중앙과 오른쪽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EPL의 빅클럽들은 그를 일제히 주시하고 있으며, 그에게 매겨진 예상 몸값만 하더라도 최소 300억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다. 맨시티는 그에게 300억~400억 사이로 데려오려고 하고 있으며, 맨시티의 라이벌인 맨유는 선더랜드와의 친밀한 유대감을 이용하여 좀 더 유리한 고지에서 현금으로만 450억원 아니면 웰벡+현금 트레이드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맨체스터 양 구단 뿐만 아니라 아스날, 첼시 등 런던 클럽들 또한 이 잉글랜드 루키를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5. 선더랜드의 후반기 예상 성적

 

  현재 선더랜드는 수비진 줄부상으로 수비진에 구멍이 생겼다. 그 여파로 최근에 맨유전과 블랙풀전에서 수비불안으로 패배를 기록했지만, 블랙번전에서 3대0 완승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갈아타려는 분위기다. 선더랜드의 후반기 성적 관건은 부상선수 숫자다. 현재 선더랜드가 가장 많은 부상선수를 가지고 있기에 그들이 얼만큼 빠른 회복으로 경기장에 돌아오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부상병동만 해결된다면, 현재 선더랜드 스쿼드로는 못해도 7위 이내, 잘만 하면 유럽 대항전(UEFA컵) 진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반란이 이번시즌 전반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후반기 내내 이어가길 바란다. 그들의 활약이 EPL을 더욱 더 재밌게 만들고 있으니깐 말이다.

 

  다음 편인 [2010/11 EPL 전반기리뷰 3. 이변의 팀(부진)]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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