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동의 레프트백으로 활약하면서 '포스트 이영표'로 눈도장 찍었던 전남 드래곤즈 소속의 윤석영이 최근 유럽행 러브콜을 거절하고 K리그에 잔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윤석영에게 이적제의를 했던 팀은 다름 아닌 분데스리가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TSG 1899 호펜하임이었다(이런 기사가 이제서야 밝혀지는 것을 보아하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 유망주들에게 해외 여러클럽들이 물밑작업을 들어오고 있다는 걸 느꼈다).
호펜하임은 윤석영에게 단순히 입단 테스트를 제의한 것이 아니라 3년 계약 제시를 할만큼 그를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윤석영은 호펜하임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작년 말 만료되었던 전남과 2013년까지 재계약을 맺으며 K리그 잔류선언을 했다.
유럽 진출을 간절히 희망해온 윤석영이 호펜하임행을 보류한 것은 올림픽 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그의 측근이 말하길 "석영이가 올림픽 출전에 대한 꿈이 크다. 또 독일에서 주전으로 곧바로 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올림픽까지 꾸준히 경기력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강화한 뒤 다시 유럽무대를 노크할 예정"이라고 국내 잔류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정해성 감독 체제로 바뀌며 재도약을 선언한 전남이 핵심 전력으로 꼽힌 윤석영을 적극 설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윤석영이 K리그의 잔류를 택한 또하나의 이유는 바로 이청용과 기성용, 그리고 구자철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 윤석영은 일전에 인터뷰에서 자신의 롤모델이 이청용과 기성용이라고 밝힘으로써 그들처럼 K리그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날 때쯤 보통 이런 이적제의가 들어온다면 웬만한 한국 유망주들은 열에 아홉 정도 곧바로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유럽으로 날아갔던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트렌드가 바뀌었다.
(K리그에서 완벽하게 성장한 후, 유럽으로 날아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좋은 예 : 이청용, 기성용)
박주영을 비롯하여, 이청용, 기성용 등 최근에 유럽으로 이적했던 선수들을 보면 대부분 K리그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기량을 키워나간 뒤에 유럽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 말은 즉슨, 굳이 해외에서 자리도 못잡은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바에 차라리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춘 뒤에 유럽에서 살아남겠다는 의미이다. 물론 손흥민이나 남태희처럼 해외로 곧바로 날아가 주목받는 예외적인 케이스도 있지만, 보통 해외클럽에서 유망주로 시작해도 언제 주전으로 발탁될 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K리그를 거치지 않고 J리그로 곧바로 진출하는 유망주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느껴지곤 한다).
최근 K리그의 풍토도 보면 각 팀에 최고 유망주라고 생각되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는 집중관리를 받으면서 육성시키고 해외파 용병도 그 유망주선수의 포지션을 피해서 영입하곤 한다. 그만큼 국내 리그에서도 자국 유망주 육성에 매우 공을 들이기 때문에 K리그에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난 뒤에 이적하더라도 늦은 건 아니다.
이청용과 기성용, 박주영도 FC 서울에서 완벽하게 주전으로 성장한 뒤에 유럽으로 이적했고, 보란듯이 성공하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요즘 뉴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구자철도 K리그에서 시작하면서 기반을 다졌고,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들 대다수가 K리그에서 기초를 다지고 해외로 이적했다(이영표나 이정수, 조용형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윤석영도 아마 이러한 이유로 잔류를 택한 것 같다.
윤석영은 현재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활약하는 지동원과 같이 전남이 자랑하는 최고의 유스시스템 출신이다. 광양제철고를 졸업한 윤석영은 2009년 프로에 데뷔하며 주전자리를 꿰찼다. 신인왕 후보까지 오른 그는 지난해에는 19경기 5도움을 기록하며 핵심적인 노릇을 했고, 현재 홍철과 함께 차세대 레프트백으로 낙점된 상태이다.
K리그에서 기반을 확실히 다져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서 유럽으로 이적하여 쌍용처럼 멋진 활약을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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