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축구/국가대항전

인도의 순수한 축구 열정에 박수를,

J_Hyun_World 2011. 1. 19. 02:16

 

(새로운 조합의 탄생, '지구방위대')

 

  2011 카타르 아시안컵 C조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한국 vs 인도. 지동원과 구자철의 '지구방위대' 듀오의 3골 합작과 '원더키드' 손흥민의 A매치 데뷔골에 힘입어 4대1로 가볍게 승리했다.

 

  비록 곽태휘의 파울로 PK 1골을 내주는 바람에 아쉽게 호주와의 골득실에 밀려 조2위로 8강에 진출하게 되었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이란이라면 8강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결승에 가더라도 만날 상대였기에 더이상 선수들을 비난할 필요 없고, 감독의 선수 기용에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 어차피 우승하려고 온 이상, 그냥 이기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침대축구 따위 까짓껏 트랙터로 밀어버리면 되니깐 말이다). 그러니 더 이상 마음쓰지 말자.

 

  이 경기에서 우리나라의 승리도 기쁘지만, 오늘 인도가 보여준 그 순수한 열정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늘 한국을 상대로 슈퍼세이브 17개를 기록한 인도 골키퍼 파울 수브라타(오른쪽)

 

  분명 한국과 인도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경기 시작 전에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축구팬들도 다 알던 사실이었다. 그리고 경기 도중에 그들의 미숙한 플레이로 눈에 띄게 많이 보였다. 게다가 그들은 우리나라와 맞붙기 이전에 호주와 바레인을 상대로 9실점이나 내주며 2패를 당한 상태였기에 사실상 조별탈락은 확정된 셈이었다. 경기 시작전부터 이미 인도 선수들의 전의상실을 시킬만한 명분은 충분하게도 많았다.

 

  하지만, 인도는 그들이 조별탈락에 확정되었다고 해서 어제 사우디처럼 설렁설렁 뛰면서 경기의 질을 떨어뜨리는 진상짓은 부리지 않았다. 오히려 객관적으로도 절대 이길 수 없는 한국을 상대로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다. 이란처럼 몸싸움 경합에서 밀리고나서 잔디밭에 드러눕지도 않았다. 오히려 우리보다도 더 열심히 악바리처럼 뛰어다녔다.

 

  전반을 3대1로 마치고 난 이후에 한국에게는 공격기회가 쉴새없이 쏟아졌고, 인도 선수들은 한국의 패싱플레이와 빠른 돌파에 우왕좌왕했지만, 그 중심을 잡아줬던 건 인도 골키퍼인 파울 수브라타. 수비수들의 미숙함을 커버하기 위해 온몸을 날리며, 다치는 것 조차 마다하지 않던 모습이었다. 물론 수브라타 또한 완벽한 골키퍼는 아니었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슛팅폭격에 여러 번 공을 놓치기도 했었다. 그때마다 팀 동료들이 골대 안으로 들어와 그의 수비를 분담하면서 서로 돕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였다(항간에 말로는 '카레나치오'라고 그들을 칭하기도 했다).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경기에서 투지를 불태우며 출장했던 '인도의 박지성' 바이충(이청용과 악수하는 사람))

 

  그리고 인도의 경기에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도 대표팀의 주장이자, '인도의 박지성'이라 불리우는 바이충의 교체 출장이었다. 사실 그는 이 대회에서 부상 때문에 한 경기도 못뛰고 인도로 돌아갈 뻔 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상 이 경기가 메이저대회의 마지막 경기나 다름없던 경기였기에(한국나이로 올해 36살이기에 낼모레 은퇴를 바라볼 나이다) 부상을 안고 경기에 투입되며, 인도 대표팀의 사기를 올렸다(그 영향으로 막판에 인도가 잠시나마 거세게 몰아부치기도 했다).

 

  현재 인도에서 축구의 인기는 크리켓에 의해 묻혀 있던 상태이기에 어찌 보면 이들도 비주류에 서있는 사람들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비록 성적은 처참하지만 축구를 하겠다는 그 열정 하나로 90분간 열심히 뛰었던 그 순수함. 인도 대표팀의 순수한 열정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사우디와 이란은 좀 본받아라. 아니 중동 전체가 본받아야지).

 

  이러한 순수함은 간직하면서 축구를 하다보면, 그들도 언젠가는 아시아에서 우리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극할 지도 모르겠다.

 

  인도의 순수한 열정에 다시 한 번 박수를, 그리고 8강 진출한 한국 대표팀에게도 박수를. 8강 가서 이란의 침대축구따위 철근처럼 잘근잘근 씹어주며, 4강 가서 영화 일본침몰을 상영하면서, 결승전에서 호주에게 복수의 칼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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