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축구/이태리국

디펜딩 챔피언 인테르의 부활, 그로 인해 혼돈의 후반기가 될 세리에 A

J_Hyun_World 2011. 1. 21. 00:20

 

(오늘 새벽에 열린 체세나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키부(오른쪽)와 축하해주는 스탄코비치(왼쪽))

 

  베니테즈의 막말 파문으로 그는 밀라노에서 쫓겨난 뒤, 그의 후임으로 네라주리의 안방 라이벌 레전드인 레오나르두를 감독으로 앉힘으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레오나르두의 인테르 감독 부임으로 인해 AC밀란은 친정팀을 등지고 간 그에게 배신자라 손가락질 하며 충격에 빠졌었다).

 

  사실 그가 인테르에 와서 AC밀란 때처럼 역량을 보여줄 지 반신반의했지만(작년 한시즌 AC밀란을 맡았던 게 그의 감독 커리어의 전부다), 그런 우려를 철저히 불식시켰고, 7위 그 밑으로 한없이 추락하던 인테르를 바로잡아 어느새 4위까지 끌어올렸고, 선두를 달리고 있는 AC밀란과 승점 6점차로 줄이며(인테르는 클럽 월드컵 출전으로 한경기 덜치뤘다) 막아세울만한 강력한 대항마로 군림했다.

 

  대체 이 짧은 시간동안 무너져 내려가던 인테르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상승 분위기로 바뀐 것인가?

 

 

1. 선수들과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하며 단결력을 강화시킨 레오나르두 감독

 

(선수들의 결속력 강화에 특출한 능력을 지닌 레오나르두 감독, 이번에도 통했다)

 

  지난 시즌 AC밀란을 3위로 올렸던 레오나르두가 감독으로써 좋은 평가를 받는 장점 중의 하나가 바로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 잦다는 점이다. 최근 인테르의 주장이자 '멘탈의 정석'이라 불리는 하비에르 사네티는 최근 인테르의 팀분위기가 레오나르두로 인해 다시 좋아졌고, 그의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인해 선수들간의 단결력이 강화되었다고 그를 칭찬했다. 반면에 전 감독인 베니테즈는 전혀 그런 것 없어 철저히 자기고집대로 밀고 나가다가 팀을 망쳐놨다고 이례적인 비판을 가했다(사네티가 다른 선수나 감독을 비판하는 인터뷰는 절대 안하는 것으로 유명했기에 매우 충격적이었다). 결국 사네티의 인터뷰 하나로 인해 베니테즈 감독의 가치가 엄청나게 폭락해버렸다.

 

  레오나르두 감독은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인테르에 가장 최적화된 전술을 구축해나갔고, 베니테즈가 줄기차게 우기던 4-2-3-1을 과감히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4-3-1-2 전술을 사용했다(무리뉴 감독이 인테르에 있을 때 한동안 이 전술을 즐겨 사용했었다). 사실 인테르는 탄탄한 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이 중원을 장악하면서 풀백들이 공격적으로 오버래핑을 하며, 투톱을 받쳐주는 플레이메이커가 공수 조율을 하며 경기를 주도하는 타입이었다.

 

  원래 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고집대로 밀고 나갔던 베니테즈는 망한 것이고,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선수들이 가장 최적화된 자리에서 뛸 수 있도록 쉴새없이 의사소통했던 레오나르두가 현재 리그와 코파 이탈리아컵을 포함하여 2011년 새해를 시작으로 연승가도를 달리는 것도 이러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2. '무리뉴의 애제자' 디에고 밀리토의 득점포 가동

 

  이러한 인테르의 전술 변화로 인해서 베니테즈의 흑마법에 걸려 같이 추락하고 있던 선수들도 하나둘씩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무리뉴의 애제자'인 디에고 밀리토다.

 

  올시즌 인테르가 리그나 챔스에서 죽쒔던 이유 중 하나가 득점력이 전부 에투에게만 의존되었었던 반면에, 지난 시즌 UEFA 올해의 공격수상까지 받았던 밀리토가 침체기에 빠지는 바람에 공격 루트가 단순화되어버렸던 점이었다.

 

  하지만 기존에 에투와 함께 다시 투톱형태로 서기 시작함으로써 밀리토는 기다렸다는 듯이 득점포를 가동했고, 체세나전까지 합쳐서 벌써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이것은 분명 인테르에게 고무적인 일이다.

 

  물론 사무엘 에투의 득점포도 건재하다(이미 10골 이상을 넣었으니까). 그렇기에 이 투톱의 무서운 화력포가 예전 무리뉴 시절의 그 파괴력을 다시 재현하게 되는 순간이다.

 

 

 

 

 

3. 미드필더들의 최상의 폼 회복

 

(요즘 웬만한 공격수 못지않는 골결정력을 보여주는 '꾸추' 에스테반 캄비아소)

 

  2011년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디에고 밀리토의 부활 못지 않게 눈에 띄던 건 미드필더의 빛나는 활약상이다. 레오나르두 체제가 되면서 베니테즈시절에 보통 벤치에서 시작하던 데얀 스탄코비치가 주전으로 다시 복귀했다(반면에 고란 판데프가 주전에서 벤치로 내려갔다).

 

  스탄코비치는 스네이더나 판데프처럼 창조성이 뛰어나거나 정교한 패싱을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저돌적인 몸싸움과 돌파, 그리고 강력한 중거리슛팅으로 미드필더 치곤 골결정력이 준수한 타입의 미드필더이다.

다시 주전으로 나오자마자 모타와 함께 거칠고 저돌적인 플레이로 인해 상대편 중원을 흔들어놓는 데에 일조한다. 이로써 수비형 미드필더의 본좌중 한명인 캄비아소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한몫한다. 덕분에 캄비아소도 공격시 적극적으로 올라오며 환상적인 BTB플레이나 중거리 슛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세 선수의 찰떡 호흡으로 인테르 중원은 다시 빛나기 시작했고, 부상으로 전력이탈한 베슬레이 스네이더가 다시 복귀하게 된다면 작년 인테르의 포스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4. 세리에A의 재미는 지금부터다.

 

  최근 인테르가 거침없이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동안에 선두 AC밀란은 리그에서 1승 2무를 기록하며 다소 주춤하고 있다. 그 2무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안토니오 카사노의 마법에 의존해서 가까스로 비겼다는 점이다. 반면에 인테르는 침체기에 빠졌던 핵심 선수들(마이콘, 에스테반 캄비아소, 디에고 밀리토, 티아고 모타)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테르의 부활로 인해 2,3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폴리와 라치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특히 나폴리는 며칠전 인테르와의 대결에서 압도당하며 패배를 기록했기에 남은 경기에서 한 치의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리고 부상 병동으로 허덕이고 있는 유벤투스와 요즘들어 삐걱대기 시작한 AS로마도 주춤거리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어찌 될지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스쿠테토 5관왕'이자 이탈리아 클럽 최초 '트레블'을 달성했던 디펜딩 챔피언인 인테르의 부활로 인해 후반기 세리에A는 혼돈의 시대가 다시 한 번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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